흩어진 모래알처럼
이리로 흘러올지 몰랐다
어쩌다 보니, 이곳에서 눈이 띄었다
'무엇을 하지?'라는 생각은
희미해져 갔다
흐르고 흘러내린 빗물이
잊으려 쏟아낸 땀방울이
그저 그렇게 여기로 흘러들었다
뙤약볕 사막의 언덕에
한 줌 손에 쥔 모래가 흩날린다
바람이 모래를 잉크 삼아 쓰려함은
셀 수 없었고, 볼 수 없었다
쥘 수 없었으며, 찾을 수 없었다
갈피를 잊은 그대는 여전히
길을 찾지 못해 걷는다
그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음에도
모래알 하나가 나의 하루였으니
하루에 섞은 눈물과 땀방울이 말라버림은
메마른 침묵으로 채워졌다
바람이 쓰려한 외침은 간절했으나
그 메아리는
텅 빈 그릇의 울림처럼, 나에게 돌아왔다
모래는 대답하지 않았고
하늘은 고요의 막으로 귀를 막았다
나는 그저 바람의 입김을 듣고 있었다
소리 아닌 소리로,
텅 빈 공간이 내 안을 비워갔다
사막의 언덕마다
말라붙은 마음이 모래알처럼 굴러다녔다
붙잡히지 않는 생각들,
닿을 수 없는 온기들
그럼에도, 바람은 분다
이유도 없고, 목적도 없이
그저 그렇게, 또 하루가 흘러간다.
ps) 멍하니, 방바닥에 누워서 떠오른 생각
여러분 풍족하고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