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 사이에서

끝과 시작의 문턱에서 나를 바라보다.

by 서쪽창가

오늘도 나는, 아주 조용히 살아낸다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죽고 싶다는 마음은,
같은 듯 다른 무게로 가슴에 내려앉는다.

나는 자주 그 중간 어딘가에 있었다.
환한 낮도 아니고
깊은 밤도 아닌,
그 사이 어스름한 시간처럼
분명히 존재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곳.

누군가에게는 생생한 오늘이겠지만
나에게는 아무 말 없이 지나가는 하루였다.

빛과 어둠이 맞닿은 가장 조용한 시간처럼
나는 그 경계에 앉아 있었다.

한 걸음만 더 가면 사라질 것 같고,
한숨만 더 쉬면 무너질 것 같은 마음.
하지만 어쩐지,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묵묵히 머물렀다.

누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그저
“오늘은 많이 조용한 하루였어”라고 말할 것 같다.
사실은 마음이 많이 흔들렸고,
나조차 나를 다잡기 힘들었는데도.

이런 날이 자주 찾아온다.
어디 아픈 것도 아닌데,
몸도 마음도 무거워지고
세상이 조금 멀게 느껴지는 날.

그래도 그런 날이 지나면,
어김없이 내일이 찾아온다.
그게 삶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어스름한 틈을 조용히 지나왔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대신,
그저 머물렀다.
그리고 조용히 살아냈다.

누군가는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이건 내 안에서만 일어난 고요한 싸움이니까.

아주 작은 숨결 하나로,
오늘도 나는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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