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오늘, 남겨지는 내일

시간의 문턱에서

by 서쪽창가

오늘은 언제나 빠르게 사라졌어.
아침에 눈을 뜨면 이미 반은 흘러가 있었고,
저녁이 되면 남은 건 피곤과 몇 줄의 기억뿐이었어.
그래서 오늘은 늘 붙잡히지 않고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처럼 흩어져 버렸어.

사라지는 오늘, 이 시간 앞에서
나는 종종 두려움을 느꼈어.
놓쳐 버린 말, 전하지 못한 마음,
미뤄 두었던 작은 다짐들이
오늘과 함께 사라져 버릴까 두려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다시 오니까
오늘이 사라진 자리에
내일은 조용히 발자국을 남겼어.
새로운 시작이나 큰 약속은 아니더라도
내일은 또 다른 하루로 이어질 거야.

사라지는 오늘이 아쉬워도
나는 그저 그 흐름 속에서
조용히 하루를 살아내고 있어.


내가 멈추지 않는 한
내일은 언제나 다시 돌아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