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닌 학부모가 되어버린 잔혹한 단상, 그 사랑에 대한 기록
2025년 11월 13일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있었습니다.
저는 열심히 감독을 하였지요. 정말 허리가 끊어지는 고통을,
(과장을 살짝 보태어) 애 낳고 다시 느낄 수 있을만큼
오전 4시간 1감독으로 앞에 서 있는 순간은
정말 욕이 나올 수 밖에 없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푸는 그들의 긴장감보다 더 한 고통은 없겠지요.
하루 종일 그 아들을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은 또 어떠했을까요?
수능을 마치고,
답안지를 점검하는 동안
감독교사들은 대기실에 대기하였습니다.
1층 대기실
창 밖으로 바로 교문과 도로가 있다보니
보이는 풍경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남학생 시험장 감독이다보니...)
아들과 엄마, 아들과 아빠, 아들과 형 혹은 지인들의
부둥켜안음
뜨거운 미소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어색한 표정들을
멍하니 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 저 날을 기다려왔을까요?
저의 아이는 중1인데
벌써부터 재수를 생각하고
수능시험날을 걱정하고 있으니
저도 덩달아 긴장하는 스탠스를 버리지 못하는 지금
저들은,
얼마나 저 시간을 기다렸을까요?
부모에서 학부모로 변하는 시간들
아무리 늦어도 겪게되는 중학생, 고등학생 입시의 시간들
자그마치 6년을,
"학"부모로 부모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저 애절함을
우두커니 지켜볼 수밖에 없는 걸까요?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원망과 더불어
저러한 방식으로의 사랑밖에 소통할 수 없는
그 현실을 멍하니 바라보며
마음이 먹먹해져왔습니다.
우리의 사랑방식은
가족의 사랑방식은
무엇이 최선일지는 모르지만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아들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었을까요?
자녀를 위하고
자녀를 생각하는
사랑의 방식과 사랑의 이야기가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 위하여,
오늘도 조심스레
기도해봅니다.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아름다운 사랑, 아름다운 시절. 그 아름다운 존재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