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죽을 순 없어 영화 노트북이 전하는 삶의 목소리

영화 노트북을 보고

by 인간 종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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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Walden)』에는 깊은 울림을 주는 산문 구절이 있습니다.


"나는 신중하게 살고 싶어 숲으로 갔다. 삶의 본질적인 사실만을 직면하고, 삶이 내게 무엇을 가르쳐주는지 배우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죽을 때, 내가 진정으로 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지 않기 위해서였다."

영화 《노트북》(The Notebook)은 이 구절을 관통하는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노트북》은 부유한 집안의 딸 엘리와 목수 일을 하는 노아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열일곱 살 여름, 우연히 만난 둘은 노아의 적극적인 구애로 사랑에 빠집니다. 라틴어, 수학 등으로 짜인 정해진 삶을 살던 엘리는, 자유롭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노아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이 끝날 무렵, 엘리는 부모님에 의해 뉴욕의 대학으로 떠나게 됩니다. 노아는 그녀를 따라가지 못했고, 둘의 관계는 단절되었습니다. 노아가 매일 쓴 편지는 엘리의 어머니가 가로채면서 1년 동안 단 한 통도 전해지지 못했습니다. 답장 없는 편지에 노아는 결국 사랑이 끝났다고 단념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노아는 엘리를 잊지 못했고, 반쯤 미친 듯이 그녀와 함께 살기로 약속했던 낡은 저택을 짓기 시작해 마침내 완성합니다. 그로부터 7년 후, 엘리는 이미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을 약속하고 웨딩드레스를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신문에서 노아와 젊은 날 약속했던 그 저택의 광고를 보게 됩니다. 그녀는 홀린 듯 저택으로 향했고, 7년 만에 노아와 재회하게 됩니다.


여기서 엘리는 자신이 아직도 노아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약혼자를 버리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녀는 일생일대의 고민에 빠집니다.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모두가 옳다고 하는 안정된 길을 선택할 것인가. 약혼자와의 결혼은 부모님도 권유하는, 재력과 인성까지 갖춘 완벽한 탄탄대로처럼 보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모든 장점을 갖춘 남자지만, 그녀의 진심은 노아를 향하고 있음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살면서 우리도 엘리처럼 사랑, 직업, 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런 선택의 순간들을 마주합니다. 미약하게 들려오는 내면의 목소리는 주변의 소음에 묻히기 쉽습니다. 확신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겠지만, 실낱같은 그 목소리는 공중을 유영하다 이내 흐릿하게 증발하곤 합니다.


결국, 우리는 그 미약한 소리를 따라 살아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덧없으면서도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죽을 것이고,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중요성은 미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덧없는 삶에서조차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끔찍한 일일 것입니다.


죽을 " 삶을 살았다" 선언할 없는 삶을, 과연 삶이라고 부를 있을까요?

물론 진정한 자신으로 사는 길은 무섭고 쉽지 않은 길일 것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의 부딪힘 속에서 이 생각을 잃을까 봐 글로 남깁니다. 그래야만 이 불확실하고, 손이 닿으면 무너질 것 같은 알량한 모래성을 지킬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자신으로 살기를 희망하며,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모든 항해자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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