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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 종 연구원 Mar 05. 2024

‘노력’은 배신할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가지고 태어나는 것들이 많다.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축구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손흥민이 무조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 한다고 해서 프로이트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취를 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우리는 어떤 분야를 성취할 수 없는지 알아야 한다.



성적이라고 하면 보통 개인이 하기 나름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족과 사회ㆍ문화적 자원의 관한 연구](2007, 김현주)에서는 사교육비, 부모의 직업, 개인의 자긍심 등을 성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한 다양한 연구에서 부모의 재력, 부모의 직업, 부모의 관심도 등이 아이의 성적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5년 추적 연구를 한 논문 중 아이의 성적 향상 요인 중 가장 큰 요인은 부모의 재력이라고 주장한 연구도 존재한다. 부모의 재력 뿐만이 아니다. 성실성과 같은 성격 요인, 지능과 같은 선천적 요인도 성적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캐나다의 임상심리학자인 조던 피터슨은 그의 강의 중 IQ와 직업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밝힌 바 있다. 그는 여러 직업들을 밝히며 그것이 되기 위해 필요한 IQ수치를 밝혔다. 예를들어 IQ가 116-130이면 회계사, 마케팅 메니저, 화학자 같은 것들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만약 지능과 관계 없이 직업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IQ가 145이상은 돼야만 한다. (IQ 145는 상위 0.1%이다.) 지능 수치에 따라 할 수 있는 직업은 정해져 있다. 따라서  IQ가 100도 안 되는데 화학자를 꿈꾼다면 이는 취미로만 가지는 게 좋다. 애초에 되기도 힘들 뿐더러, 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기도 힘들다. 운 좋게 원하는 직업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무리 내에서 능력을 보이지 못할 것이다. 능력 없는 동료를 좋아하는 인간은 없고, 무시받다 보면 불행해진다.



성격을 굉장히 중요하다. 성격은 각종 성취 예측 지표에 꼭 들어가는 지표이다. 만약 우리가 성취를 일궈 나가려는 분야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격 유형과 크게 다르다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군인의 성과를 예측하는 지표로는 ‘성실성’이 가장 크다. 반대로 창업가의 성과를 예측하는 성격 지표로는 ‘개방성’이 가장 높다. 성실성과 지능은 대학원 성적과 상관관계가 있지만. 개방성은 대학교 성적과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대학원 성적과는 음의 관계를 가진다. ‘음의 관계’이다. 대학원에 들어가는 사람이 개방성이 높으면 성과를 내는데 방해가 된다는 뜻이다.


여기까지 글을 읽었으면 IQ를 높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등 상관관계가 있어 보이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상승을 기대하면서 할 것은 아니다. 만약 드라마틱하게 IQ를 높이는 방법이 있었으면, 이미 교육기관에서 사용하고 있었을 것이다.


성격은 더 심하다. 외향, 내향은 아기때부터 결정된다고 하기도 하며. 성격 형성 요인은 유아기 때나 유전자 레벨에서 결정된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성격은 스펙트럼이기에 외향성이 부족한 사람은 있어도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미 가지고 있는 성격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다.


성장 배경, 지능, 사회적 배경, 관계, 노력, 운 등 우리는 우리 주변에 통제할 수 없는 변인이 굉장히 많음을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많은 변수 중 노력이 변수 중 하나임을 알아야만, 엄한 곳에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성취는 갑작스런 인사이트가 아닌, 꾸준한 행동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전제를 믿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지속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속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은, 지속하는데 많은 의지력을 발휘하지 않는 분야를 말한다. 그리고 그런 분야를 지속하는데는 노력도 분명 필요하겠지만. 성격, 지능, 의지력 등등이 존재함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만약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것과 지속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 다르다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의지력은 만능이 아니다.


자기가 어떤 성향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중 BIG5 검사는 성격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지지 받고 있는 대표적인 검사이니 한 번 해 볼 것을 추천한다. 또한 갤럽 강점검사도 정밀도가 높은 검사로 유명하니, 한 번 해 볼 것을 추천한다. 거기서 얻어 걸려서 자기와 맞는 분야를 찾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너무 자기 탓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어떤 성취를 이뤄내지 못한 것은 노오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냥 지금까지 한 일이 안 맞는 일일 수도 있다.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꾸준히 해보자. 운이 닿는다면 뭐라도 되지 않겠는가?


다음 번에는 맞는 분야를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참고할만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개인의 경험이 많이 들어간 얘기니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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