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귀여운 내 아이

남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by 영이

이제 다섯 살 된 첫째를 데리고 발달센터에 가면 다양한 아이들을 본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온 덩치 큰 아이,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아이,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아이, 온몸으로 수업을 거부하며 악을 쓰는 아이 등등.


처음 센터에 왔을 때는 그 생경한 광경에 놀라고, 내 아이를 이런 곳(?)에서 수업을 받게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센터를 다닌 지 4달이 됐을 무렵, 검사를 받으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을 것 같다는 센터 원장님의 말을 듣고 그제야 내 아이도 이런 세계(?)에 속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충격을 받았더랬다.




내 아이는 귀엽다. 당연히 내 아이니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귀여운데, 남들이 봐도 종종 그 것 같다. 또래보다 훨씬 큰 짱구 머리, 동그랗고 처진 눈망울, 풍성한 속눈썹, 애교라고는 없는 뚱한 표정에 그렇지 못한 빵빵한 볼. 어른들은 "미남이네"라고 한마디 하며 지나가시고, 두세 살 많은 형누나들이 "귀엽다"라며 말을 거는 런 아이다.


하지만 매일 아침 아이의 말랑한 볼살을 물고 빨면서, 가끔 이 아이가 언제까지 남들에게 귀여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지나면 너도 센터에서 봤던 그 덩치 큰 아이처럼, 나보다 몸이 커지고 목소리도 굵어질 텐데. 그때도 여전히 지금처럼 눈맞춤이 서툴고, 같은 문장을 천천히 반복해서 말하고, 감정을 잘 읽지 못하는 널 남들은 귀엽게 봐줄까.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면 머리를 흔들어 망상을 털어낸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아이와 3개월마다 대학병원에 방문해 언어, 작업, 물리 영역의 평가를 받고 진료를 본다(현재는 교수님의 판단으로 6개월마다 보는 것으로 횟수가 줄었다!). 그리고 발달재활바우처를 받아 주 1회 놀이치료, 주 2회 감각통합치료를 받는다. 매일 어린이집 등원 전과 등원 후 놀이터에 들러 그네를 타고, 집에서는 자극적인 장난감을 최대한 치우고 남편과 번갈아가며 말을 걸고 놀아준다. 주말 중 하루는 둘째를 할머니께 맡기고 첫째가 엄마, 아빠와 온전히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이처럼 부족한 노력 속에서도 지난 1년간 아이는 쑥쑥 자랐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잔뜩 있지만, '조금 느린 평범한 아이'로 자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보일 정도로.


물론 그렇게 자라지 않아도 괜찮다. 애초에 평범함이라는 게 뭔지도 모호한 것 같다. 그저 확실한 건 이토록 귀여운 내 아이는 언제까지나 나의 귀염둥이일 것이고, 나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력하고, 믿어 주고, 사랑하기. 그러니까 내일도 또 사랑해야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미미하게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