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국수
겨울 지나 날이 풀리고 따뜻했다가 쌀쌀했다가를 반복하는 날씨의 변덕을 버티다 보면 여름이 코앞이다.
그때 어머니가 비벼주시던 비빔국수가 생각난다.
결국 철도 없이 어머니에게 말한다.
“비빔국수가 먹고 싶어….”
상추와 오이를 썰어 넣고 새콤한 초고추장 양념과 소면을 양푼이에 함께 비비면 완성.
아니지, 마지막에 삶은 계란을 얹어주어야 진짜 완성이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계절기억은 다음을 기다리며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부엌에 서서 묵묵히 재료 손질하는 엄마 곁에 서있으면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겨울 지난 상추라가 영양가 있다. 이따가는 오이 넣고….”
궁금한 게 많은 나를 위한 설명이다.
내게 비빔국수는 여름의 행복 중 하나다.
겨울에는 생각도 안 나던 게 이상하게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 때쯤엔 절로 떠오른다.
최근 읽었던 책에 이런 말이 있다.
'어떤 음식은 기도다. 누군가를 위한 간절한.'
김혼비 작가의 <다정 소감>에서 나온 문장이다.
떠오르지 않는가? 다른 먹을 반찬 없다며 끓여주시던 된장찌개
아플 때 해주시던 희고 따뜻한 죽
건강을 위해 오색 야채를 넣어 만든 계란말이 등등.
그러니까 여름의 비빔국수는 더운 여름 시원하게 잘 보내기 위한 기도가 아닐까?
키워드에 국수, 칼국수, 고기 국수는 있는데 신기하게 비빔국수는 없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