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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지 Mar 29. 2021

N잡러들을 위한 저작권

- begining : 변호사가 만난 N잡러들

#1. 내 어릴 적 꿈


내 어릴 적 꿈은 막연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태생이 걱정이 많은 나는,

어떻게 하면 '글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글을 쓰면서도 '먹고 살 수 있을까'를 더 고민하였고, 결국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어찌 되었던 '글'을 쓰면서 사는 직업을 찾기로 했다. 



#2. 변호사가 되다 


그렇게 나는 글을 쓰는 직업을 찾아 변호사가 되었다.


tv에서 보는 변호사는 법정에서 현란한 말발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증거를 찾기 위해 세상 곳곳을 누비지만 현실의 변호사는 서류더미에 파뭍혀서 매일매일 글을 쓰고, 글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일을 한다.


정말 매일매일 글을 쓰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일은 해도해도 끝이 없고 삶의 낙이라곤 없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이제 정말 못하겠다’는 생각과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드디어 ‘저 그만두겠습니다’라는 말을 내뱉고 말았다. 


그렇게 나갈 결심을 굳혔는데, 선배 한 분이 찾아오셨다. 


내 방을 휙 둘러보신 그 선배는, 

- 이변도 참 건조하게 사는구만. 방에 화분 하나 말고 즐거워 보이는 게 하나도 없네

- 네.. 뭐 그렇죠

- 이변, 변호사가 얼마나 좋은 직업인지 알아? 

- (뜬금없이 왜?) … 

- 밤을 새서 고민해서 남을 도와주고, 얼마나 좋아. 나만을 위해서 사는 건 정말 이기적인 거거든. 우리는 항상 남을 위해서 살잖어.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 (신종 괴롭힘인가) ... 



힘들어서 삐뚫어질대로 삐뚫어진 나에게 선배의 그 말이 곱게 들릴 리가 없었다.

선배에 대한 반발심에 대답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며칠 간 선배의 말이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잔뜩 안고 6년간 일했던 로펌에서 퇴사했다. 



#3. 새로운 시작. 


그리고 몇 달 뒤. 

나는 선릉역에 작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좌충우돌하는 초보 개업변이지만 고맙게도 우리 사무실을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대형 로펌에서 숨쉴 틈 없이 일할 때는 의뢰인의 사연이 조금도 궁금하지도 않았건만, 초보 개업변호사가 되어 사건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다 보니 그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첼로를 천직이라 여기고 20년간 첼로를 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우연히 웹소설을 쓰게 되셨다는 음악가+소설가. 

대기업을 다니며 밤에는 다른 분야를 공부해서 크몽에서 강의를 한다는 직장인+프리랜서. 

낮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리치고 저녁에는 시험 문제를 출제해서 학원과 출판사에 제공하신다는 선생님. 

큰 기업에서 와이프의 그림을 사가기로 했으나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해서 손해를 보게 될까 본인의 업무 틈틈히 계약서에 관하여 물어보시는 직장인+매니저.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N잡러들을 보면서, 

이분들이 '저작권'과 '법'에 대해 조금만 더 알고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N잡러들과 그들의 고민을 통해서, 

N잡러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저작권' 그리고 '법'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 당신을 응원하며, 나의 별 것 아닌 조언과 잔소리가 당신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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