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누나야

-소월의 시를 감상하며

by 시숨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엄마야


세상에서 가장 깊은 이 호칭의 함축을

나는 아직 다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철이 들고, 어른이 되어 가며

조금 더 알아갑니다.

내가 기억하는 세상 이전에 먼저

나를 아는 한 분이, 온 마음이 닳기도 하고

뼈가 허물어질 듯한 이름이 담긴 이름입니다.


누나야


왠지 꿀밤이 날아올 듯한,

나와 세대가 같지만 또 내게 어른이 되어 주던

이 친근한 호칭에도 사람마다 다르게

저마다의 함축이 담겨 있겠죠.


강변 살자


지금은 강변이 아닌가 봅니다.

젖줄이 되어 주는 곳

멱 감을 수 있는 곳

반짝이며 빛을 튕겨 내는 수면이 있는 곳

사랑하는 사람과는 그리 좋은 곳에서

살고 싶죠


뜰에는 반짝이는 금 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짧은 표현으로도

이 보금자리는 상상 속에 빛나고

바람이 불고 갈대 소리가 들립니다

가만히 소리 내어 읊조리다 보면

나는 다시 아이가 되고

맑은 아이가 되고

소망하는 아이가 됩니다



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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