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라이킷, 시로 담아보다

by 시숨

이 세계의 형식 하나


그대 글이

마음을 깊숙이 찌르거나,

문자의 혈관에 피가 몰렸다

빠져나가던 새로운 경험도

한 번의 터치였으며


건네온 인사 속

때로 분주하던 일상

그대 글이 내 쪽으로

건너오지 못하던 어떤 날도

역시 한 번의 터치였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웃과의 인사처럼

어색할지라도

인사는 인사

형식 속을 꼭꼭 눌러 채우는 건

물론 그대가 깊게 터낸

첫 물길이었겠지만

또 하나는 이쪽 편,

나의 마음이었으니


투수인 그대의 글이

아름다운 회전과 함께

꽉 찬 공으로 들어올 때

포수인 나도 멋지게 받아야 할지니


형식의 안쪽,

이 안을 충실히 채우는 건

받는 나의 몫이기도 하더라


그래서 어떤 날은

급히 보내 버린

그 껍데기 하나도 이해해 주길


그대의 작품이 건너올 때

독자가 되어 바라보던

깊은 강줄기 하나

그 속을 헤엄친 후에

진하게 새긴 라이킷 하나,

그대에게 손가락이 아닌

마음으로 다시 보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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