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길

by 시숨

그대에게 가던 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서로 관심없어 보이던

빗방울들도

땅을 한번 튕기고 나면

퍼뜩 정신이 든 듯

그들끼리 흐름을 만들어

신발 옆을 스치기도 했습니다


호숫가를 지날 때

잔잔한 수면 위로

비의 모양을 보았습니다

떨어지는 비는

중심을 때린 후에는

모두가 동심원이었습니다


동그란 파동이

여기 저기 보여주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그대를 생각했습니다


동질의 속성을 가진 것들이

하나를 안아줄 때

혼자였던 하나가 비로소

자기의 모양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대에게 가서

꼭 안아준다면

저 빗방울 처럼

우리의 동심원을

볼 수 있으리란 기대에

걸음이 빨라졌습니다


비가 풀잎을 두드리던 그길로

옷 젖는 것 따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대를 향해 힘차게

달려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