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시원한 맥주를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보았지
그건 자유가 없는
죄수들이 마신 것이었고
그건 햇볕 내리쬐는
교도소의 옥상에서
노동 중 잠깐의 휴식 시간에
마신 것이었고
그건 악명 높은 간수가
사준 것이었고
정작 맥주를 있게한
앤디는 마시지 않은 것이었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맥주가
영화 속에서
나의 목으로 꿀꺽꿀꺽
넘어가는데
꿈꾸는 자유는 가둬지지 않고
가난한 소망의 연대는
서로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고
그리고
내 손에도 들린 맥주 한병
우리는 앤디를 바라보며
병을 타고 흐르는 물기처럼
차게 차게
그의 선물을 들이켰지
그건 마치
우리를 바라보는 그 순간
그의 표정같은
잊을 수 없는
맛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