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by 시숨

계절의 다름을 사계로 구분지었고

나도 늘 같지는 않았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의 나날들이 있었고

어느 하나만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없는 물결 위를

흔들리며 떠갔다


나의 봄은 어리고 미숙했고

여름은 하늘 한 번 바라보기 두려웠고

가을은 낙엽처럼 슬펐고

겨울은 단단한 침묵같이 차가웠다


그리고 가끔

나의 봄은 따뜻해진 바람에

실려 오는 것들을 기대했고

여름은 한바탕 흘린 땀으로 시원했으며

가을은 건조한 지성들을 사랑했으며

겨울은 눈 오지 않아도 하얀 바탕 위에

발걸음을 남기는 것만 같았다


그리하여 굳이 구분 짓지 않더라도

어디쯤에 속해 있을

나그네로 걷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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