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독립을 해 본 적이 없다.
20대 때 교환학생 2년 반정도의 시간을 제외하곤,
아! 그리고 대학생 때 가까워서 절대 기숙사에 붙지 않았지만
친구 이름으로 대신 들어가 한학기도 채 못살고 나온 적이 있다.
그것 빼곤 나는 정말 온전한 캥거루족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직장 때문이나 어떤 사정에 의해서는 아니고
결혼을 앞두고 조금 일찍 독립을 했다.
별생각 없이 짐을 싸고 이사를 했는데
이상하게 이제 다시는 가족들과 같이 못 산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저릿하다.
괜한 의미를 부여해서 그런 걸까?
어쩌면 독립시기가 매우 늦어진 것인데도
결혼도 전에 이르게 독립하는 게 괜히 아쉽기만 하다.
가족들과 헤어질 때 엄마는 표정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부모에게 자식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어린 자식 같았다 하지 않는가.
이런 걸 생각하면 나는 자식을 낳는 걸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눈 감는 그날까지 자식 걱정만 하는 것 같아서.
차라리 20대 때 혈기왕성한 나이에 독립하는 게 나은 것 같다.
교환학생 때였지만 그때는 헤어짐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서 살 생각에 설레기만 했던 기억이.
지금은 눈물이 줄줄 흐르냐? 그것은 아니지만
왠지 괜한 의미부여에 잘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드는 건 맞다.
어찌 보면 뒤늦은 독립에 슬퍼말고
짝꿍과 싸우지 말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방향을 잡는 게 더 건강한 것 같아
이 글을 끝으로 더 이상 슬퍼는 말아야겠다.
(본가와는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