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0살에 제대로 된 취업을 했다. 졸업 후 주야장천 취업 준비를 한 것은 아니었고, 호주워홀로 몇 년을 소비하고 코로나 시기가 오면서 돈이나 벌자며 직무신경 쓰지 않고 잠시 취업한 게 다였다. 그 후로 어떤 직무를 선택해야 할지 숱한 고민과 방황 끝에 IT기획직무를 선택하게 되었다.
아예 모르는 분야로의 취업이라, 시작이 쉽지는 않았다. 생전 만들어보지 않았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아주 지겹게 만들고 피드백한 기억이 있다. 수정만 몇백 번을 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주변 친구들은 다 취업한 데에 비해 나는 취업 조차가 어려웠던 시기라 마음이 매우 힘들었다. 한 곳이라도 경력 없는 나를 써준다면 열심히 일하리라를 몇 번이고 다짐한 적이 있었다.
절박했던 나에게도 4년 차라는 타이틀이 붙게 되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가도 요즘의 나를 보면 올챙이 적 절박함은 어디 갔는지 놀라울 뿐이다. 업무는 아직 못해본 게 숱하게 많은 터라, 그다지 권태롭거나 지치는 것은 아니오나, 백수시절 모든 시간이 자유였다면 지금은 꼼짝없이 평일 좋은 시간도 회사에 있어야 한다는 게 불만스럽다. 가끔 권태로운 모습을 보자 하면, 그때의 절박함은 어디로 갔나 생각하게 된다.
아무래도 지금은 회사일보다 다른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회사의 이익보단, 나 자신의 이익 즉, 어떤 일을 해야 나에게 득이 되고, 몸값을 올릴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때는 회사에 올인할 수 있다. 열심히만 하겠다는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글쎄, 내 미래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럼에도 문득 나를 고용해 줘서 매달 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있어 감사한 마음은 여전하다. 내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다 매달 들어오는 돈 때문이지. 그렇고 말고 하며 다시 한번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아 본다. 감사한 회사에 내가 그동안 너무 불평을 했나 싶기도 하다. 허허
회사에 감사히 다니되, 부지런히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봐야 할 것이다. 모든 직장인들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