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을 지향하고 나서 가장 바뀐 것은 여행 대목이었다.
평소에 물건을 소비하는 일은 많이 줄었어도, 여행지에서만큼은 그동안 잠잠하던 소비가 풀리기 마련이다.
왜인지 여행지에서는 지금 사지 않으면 너무 후회할 것만 같고, 영영 보지 못할 것 같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하는 마법의 문구로 구매를 당연시 여기기 쉽다.
나도 미니멀을 지향한다곤 했지만, 여행지에서 어떤 물건을 구매하지 않거나 줄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여행지에서 돌아왔을 때 다시 본 기념품, 먹거리들은 현지에서 느꼈던 감흥이 싹 사라지곤 했다. 그렇게 좋아 보이고 특별하게 느껴진 물건들이 어찌 된 게 한국에만 오면 그 기운을 싹 잃고 비실거리기까지.
몇 번의 여행지, 몇 번의 후회를 거쳐 지금의 나는 여행지에서 기념품 사는 걸 그만뒀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오는 것은 아니다. 내가 평소 좋아하는 차라던지 평소에 필요한 물건을 본다면 작게나마 소비를 하곤 한다. 그 필요하다 생각한 물건이 정말 필요한지는 또 구분을 지어야 할 필요는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남편과 다니는 여행지에서는 마그넷을 하나씩 모으기로 약속(?)이 되어서 마그넷까지 사는 버릇을 들였다. 마그넷 하나를 사는데도 몇 번의 가게를 들리는지 모르겠다. 1번의 구매가 최고의 결정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뿐만 아니다. 이젠 해외여행을 간다고 예쁜 옷을 부리나케 준비하지 않는다.
평소 입는 옷을 입고 가면 그만이다.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으면 평소 입는 옷도 예뻐 보이기 마련이란 마음으로. 사실 그보다 구매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다니며 준비하는게 귀찮아졌다.
너무 궁색한 것 아니냐 하는 말들엔 대답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에겐 내가 지향하는 바를 설명하는 순간 이해하는 사람보단 내심 자신을 너무 옭아매는 것 아니냐 생각을 할지 모르겠어서. 어차피 알 사람들은 내가 이런 사람인걸 다 알겠거니 하는 마음, 다른 사람들에게 굳이 내 가치관을 설득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씩 예쁜 옷도 입고 젊은 날의 나를 꾸며주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들고 있다.
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다음화에 적어보겠다. 아주 좋은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