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에도 합리화가 필요한 순간

by 초린

아무리 미니멀리즘을 지향한다 해도, SNS를 하다 보면 물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올 때가 있다.

저 가방을 든다면 어떨까? 저 소품을 집에 두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몇 번의 고민 끝에도 필요한 것이라면 응당 사겠지만, 보통은 몇 번 고민하지 않아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물건으로 분류가 된다. 그럼에도 다스려지지가 않을 때면 나는 야생의 자연을 생각하곤 한다.


자연은 인위적이지 않다. 그대로 자연의 순환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연은 소중하고 아름답다. 한정적이고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자연을 생각하면 나의 물욕 따위가 얼마나 해로운지 깨닫게 된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도 아닐뿐더러, 대게 물건을 사고 나면 그만한 만족감은 떨어지기 마련이지 않은가.

그 잠깐의 물욕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가벼이 산 물건이 지구에 얼마나 안 좋은지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 것 같다. 그럼에도 당장의 행복은 불편한 진실을 잊게 만든다.


나는 그럴 때마다 버려지는 옷과 물건을 생각한다. 정말 필요하다면 응당 사는 것이 맞다. 나도 최근에는 바지 하나를 샀다. 입을 바지가 운동복 포함 고작 4개인데 주 5일 근무인 나에게도 돌려 입는데 약간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한 번씩 찾아오는 물욕에는 조금의 합리화도 필요한 법이다. 나약한 보통의 인간은 그저 물건을 줄인다는 대의에는 지기 쉽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정말 본인들이 필요할 때만 소비한다. 인간과 비교하는 것이 옳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내 나름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 합리화를 하면 스르르 사라지는 게 여전히 효과가 좋은 대목인 건 틀림이 없다.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들 역시 어느 순간엔 다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가만 보면 장을 볼 때 따라오는 쓰레기들이 줄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항상 든다. 딸기팩이라던지, 온갖 과일을 담는 껍데기들은 상품화라는 명목으로 잘도 붙어있다. 그런 것들만 줄어들어도 한층 나은 주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과연 무얼 소비하고 덜 지구에 해가 갈 수 있을지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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