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다.마음이
2019년 12월 호주워홀을 끝내고 돌아온 시점이었다. 계획했던 일정이 망가지고 몸도 망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나에게는 약한 우울증이 왔다. 2020년 새해가 밝았지만, 내 마음은 하나도 밝지 못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우울감에 마음 위에는 큰 돌덩이하나가 올려져 있는 기분마저 들었다. 세상위에 존재하는 모든 슬픔이 다 느껴지는 기분, 막상 죽고싶다는 생각은 아니였지만 하루하루가 어떤 깊숙한 동굴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과 기생충같은 것이 내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 기분이었다. 잔잔한 호수위에 작은 돌 하나만으로 일렁거리듯 내 마음은 딱 그쪽 신세를 지고 있었다. 마음의 평온은 어디로 사라지고 매일같이 나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극복의지가 있었다는 것, 나는 누구보다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우울해서 적기 시작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알았는지, 아님 내 극복의지가 그 영상을 눈에 띄게 해준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뇌과학적으로는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 영상에서는 '하루의 시작을 일찍해라. 그 자체는 하루를 온전히 주도하는 의미이며 그 힘이 길러지면 인생은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이야기였다. 이것만 하면 이 우울이 다 해결될 것 같은 무언의 희망이 느껴졌다. 당장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가장 처음 모닝저널을 쓰기 시작한 날은 아직도 또렷히 기억이 난다. 2020년 5월이었다. 새해가 되고 시작했던 새벽기상은 실패하기 일쑤였지만 간간히 성공하며 그 횟수는 점점 잦아들었다. 그리고 모닝저널을 더한 것은 그로부터 3-4개월 후였다.대충 따라 적기는 했지만 무엇부터 적어야할지,가이드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기록하는 것 자체는 내가 이 이른 아침부터 무언가 해내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장치였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모닝저널은 계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그저 '잘' 살고 싶어 시작한 모닝저널은 몇 해의 반복적인 기록을 통해 지금 쓰는 구성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일기
감사일기
긍정확언
할일 목록
피드백
기록이 주는 나비효과
다행히 나는 우울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물론 그 모든 것이 모닝저널의 영향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모닝저널의 가장 큰 의미는 말 그대로 모닝,아침에 쓰는 것에 있다.하루의 시작에 내 삶을 정비하는 것은 아주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그 것은 하루가 시작되는 시점에 온전히 하루를 내가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우리는 알게모르게 끌려가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하루가 시작되는 시점에 일기를 통해 나를 돌아보고 감사일기를 통해 긍정성을,긍정확언을 통해 자신감과 용기를, 그 날의 할일을 적음으로써 생산성을 올리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이 행위들은 기록하는데 딱 10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그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끌려가는 삶이 아닌, 우직하게 내 삶을 끌고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마치 삶이라는 전쟁터에 나를 지켜주는 믿음직스러운 무기 하나를 장착한 느낌?
그리고 이제는 이 수순을 밟지 않으면 하루를 시작하지 못하게 된 6년차의 고충도 담겨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면,하루 시작점에 딱 10분만 투자해보는건 어떨까?
그 작은 일들은 나에게 성실하고 선량한 결과들을 내어다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