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첫 취업 31살 권고사직
내내 속으로 툴툴거렸지만 회사가 망하는걸 원한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누굴 원망하지도 않았을뿐더러 10개월 차, 조금만 더 채우면 1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이람.
전 세계적으로 IT시장이 꽝꽝 얼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잘 나가는 국내 IT시장도 권고사직으로 난리래니 그보다 작은 우리 회사도 타격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끝나버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아무래도 조금 더 다니며 기념적인 1주년을 만들어보고도 싶었고, 아무리 이런저런 일을 했어도 1년 이상의 경력자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회사는 작년부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직접 경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프로젝트들이 빠그라지고 마지막으로 붙잡고 있던 돈이 꽤 되는 큰 프로젝트도 물 건너가는 걸 옆에서 보면서 큰 위기겠다 생각했다.
모 아니면 도, 딱 그 상황이었는지 큰 프로젝트가 물 건너가면서 이대로 끝이 나버렸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을 하고, 또 월.루 하는 시간이 많았던지라 나 혼자만 잘리면 그래도 운영비를 좀 줄이면서 회사가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프로젝트가 빠그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혼자 짐 쌀 상상까지 모두 마쳤는데 회사가 문을 닫는다니.. 대표님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하다.
나는 최대한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사람이 좋아 오래 버텼을 뿐, 사실 회사 내의 내 존재감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자기 객관화를 살벌하게 하는 나로서는 나 없이도 ‘잘’, 너무나도 ‘잘’ 돌아갈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직이 조금 빨라졌을 뿐 나에겐 크게 타격이 없다.이 소식을 들은 주변사람들은 되려 내 걱정을 한다. 나는 업무의 불만족 때문인지 되려 좋은 기회가 오려 그러나 보다, 내지는 이직의 시기가 빨라졌을 뿐이란 생각이다. 거기다 3개월 동안 일하지 않아도 급여가 나오지 않는가.
이직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혹은 쉼 없이 바로 될 수도 있겠다. 나는 이제 불과 10개월 전의 나로 다시 돌아가면 되겠다. 하지만 그때와는 달리 작고 소중한 경력을 지닌 사람이 되었으니 조금 덜 어렵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