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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Apr 09. 2023

 노래방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며 노래하는 아이

아이는 친구와 노래방을 가기로 어제부터 약속을 했다고 한다.  약속을 친구가 어겼다. 수학답지를 베껴 쓴 일로 눈물을 쏟은 아이는 저녁밥을 먹으면서 다시 사과를 했다. 다시는 답지를 베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야기를 찬찬히 꺼내보니 친구와 노래방을 가기로 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너무 가고 싶다고 말하며 다시 눈물이 터졌다. 엄마는 출근했고 아빠는 야구시청 중이다. "할머니랑 노래방 갈까?" 아이의 얼굴이 활짝 펴진다. 지나다니면서도 몰랐다. 코인노래방이 근처에 있었다. 계산을 하는 옆에서 '음료수하나만' 하더니 옥수수수염차를 산다. 아이의 낯선 모습이다. 어느새 이렇게 자랐구나. 

IU의 드라마 

너무 오랜만이라서 일까? 노래방이 이 정도 소음이었던가. 고막이 터질 것 같다. 아이는 신이 나 마이크에 덮개를  씌우고 검색기로 곡을 찾아 노래를 부르고 있다. 흥부자인 아이답게 첫곡부터 댄스곡이다.  할머니에게 불러주는 노래도 있다. '아이유의 드라마'다. 지나가는 말처럼 "아이유노래 중에 좋은 노래가 있더라" 한 적이 있는데 잊지 않고 있었다. 사로 '할머니도 한곡 하시'라고 하는데 네가 어떻게 획득한 시간인데 뺏을 수는 없다. '너나 실컷 부르라'니까 두 번은 권하지 않고 열심히 노래한다. 


가톨릭세례를 받을 때 세례명을 고민했다. 고르는 중에 너무 예쁜 이름을 보았다. 내 세례명은 다른 걸로 하고 그 이름은 아껴두었다. 아이의 세례명으로 쓸 생각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는 세례를 받지 못했다. 유치원에서 아이의 영어이름을 적어내라고 할 때 일초의 망설임 없이 적어내었다. Mary Angel, 메리엔젤. 

내 폰에는 칠 년 전부터 변함없는 문구가 쓰여있다. Go shine! Mary Angel


나의 천사 너는.. 뭐가 되든, 덕업이 일치하여 반짝이길.  뭐가 되든, 걱정하지 말고 설레는 삶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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