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가게가 나만 들어가면 사람이 몰려. 밥을 먹으러 가도, 차를 마시러 가도, 옷을 사러 가도 그래. 이상하지.. 한동안 '주역'공부를 한 적이 있거든. 엄청 재미있었어. 공부하면서 내 생애를 규정지을 '괘' 하나를 뽑아본 적이 있어.'괘'을 뽑을 땐, 구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하늘의 지혜를 구합니다."라고 말하는 거야. 그 '괘'의 이름은 잊었는데 해석은 기억이나. '주변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했어. 꽤 마음에 드는 '괘'였어. 그래서 그럴까? 나만 가면 북적북적 장사가 잘 되는 게. 설마 내 기억이 과거를 편집한 것은 아니겠지?
대부분 사람들은 '주역'과 '명리학'을 같은 것으로 알고 있어. 그런데 아니야. 둘은 전혀 다른 학문이라고. '명리학'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거 맞아. 사람이 태어난 생년, 생월, 생일, 생시를 네 가지 기둥 '사주'라고해. 이 날짜에 '음'과'양, '오행'( 물, 불, 쇠, 나무, 흙)의 원리를 적용해 운명을 해석하는 학문이야. '주역'은 중국의 '공자'에서부터 전해진 학문이야. 다섯 가지 경전, '춘추', '주역', '서경', '시경', '예기' 중 하나지. '주역'은 '64괘'을 만들어 '괘'마다 철학과 윤리, 정치상의 해석을 덧붙이는 학문이야. 올해의 '국운'을 이야기하거나 앞으로 닥쳐올 수상쩍은 '국제정세'에 관한 일을 예견하는 것은 대부분 '주역'적인 해석이라고 보면 돼.
아이옷을 10여 년째 인터넷으로 사고 있는데, 단골 집들이 다 대박 났어. 시작은 재봉틀 하나였어. 혼자서 아기블루머도 만들고 보넷도 만들어 팔던 사람들이었다니까. 이제는 글로벌 기업이 된 곳도 있어.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도 많이 뽑고 버는 만큼 사회기부도 많이 하더라고. 공통점이 처음엔 아동모델을 쓰다가 본인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자녀를 모델로 키우는 거야. 대부분 첫째 아이가 우리 아이랑 나이가 비슷해. 12살 전후이니, 이제는 아동복 모델계에서 은퇴했지. 우리 아이도 이미 주니어로 갈아탔거든.
아마 둘째 아이들도 거의 은퇴할 나이가 되었을걸. 셋째는 안 낳더라고. 이제 다시 아동복 모델을 뽑아서 써더라니까. 예전에는 재고 정리하는 프리마켓에서 직접 만나기도 했어. 그때야 주문을 다이렉트로 받던 때니까 고객 한 사람 한 사람 히스토리를 다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하며 맞아주던 재미가 있었지. 참 열심히 사니까 잘되었으면 했는데 진짜 다 잘됐어. 공중파에서 기사를 보거나 안부를 들으면 왠지 뿌듯하다니까.
내가 키워서 그런지, 우리 아이도 그런 것 같아. 이런 말을 들었거든. 새침하고 말이 없었던 아이친구가 있었어. 그 아이 엄마가 한 말이야. "리나랑 놀면서 잠재되어 있던 무엇인가가 끄집어내어 진 것 같아요". 그 아이, 지금도 사회성이 아주 뛰어난 아이로 잘 자라는 중이야. 우리 아이도 '주변과 함께 성장하는 사람'으로 브랜딩 되고 있는 거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