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지 않아도 마음은 먼저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요즘은 여기저기서 봄이 오는 사진들을 보내 줍니다.
노란 꽃이 피었다는 소식, 햇살이 따뜻해졌다는 이야기,
막 피어나기 시작한 작은 꽃들.
사진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먼저 설레어집니다.
아직 내가 있는 곳에는 그만큼의 봄이 오지 않았는데도
사진 한 장이 마음을 먼저 그곳으로 데려다 놓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서 못 보면 만들어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집에 있던 간식을 하나 꺼냈습니다.
오징어땅콩입니다.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손이가요 손이가.”
먹기 시작하면 자꾸 손이 가는 간식입니다.
그 작은 동그라미들을 보다가 문득 꽃봉오리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올려 보았습니다.
줄기도 만들어 보고, 풀도 만들어 보고 꽃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접시 위에 작은 봄이 생겼습니다.
가만히 바라보다 보니 이 작은 풍경이 사람의 마음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사람들의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어떤 마음은 겨울처럼 굳어 있고,
어떤 마음은 긴 비가 지나가는 날처럼 조용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마음은 이렇게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따뜻한 봄날씨가 새 꽃을 피우듯이
풀려가는 날씨처럼 계획한 일들이 술술 잘 풀리기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그래서 오늘 접시 위에 작은 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