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해도 괜찮은 활동”이 아이를 안정시킨다

불안을 낮추는 반복 경험과 푸드표현예술치료

by 강민주

불안을 느끼는 아이들은 겉으로는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여도
안에서는 늘 긴장이 움직이고 있다.
작은 변화에도 쉽게 놀라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 앞에서 몸이 먼저 반응한다.
이 아이들에게 세상은 조금 빠르고, 조금 불확실하다.


불안한 아이를 대할 때 어른들은 종종 말을 앞세운다.
“괜찮아.”
“별일 아니야.”
하지만 불안은 설명으로 가라앉지 않는다.
몸이 먼저 안정되어야 마음도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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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예측 가능한 반복이다.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을 때 아이의 신경계는 서서히 긴장을 풀기 시작한다.
이 반복은 지루함이 아니라 안전의 신호가 된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이 반복을 매우 자연스럽게 제공한다.
같은 재료를 만지고, 비슷한 동작을 반복하고, 손의 리듬을 유지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의 몸은 익숙한 흐름을 기억한다.
그 흐름이 쌓일수록 불안은 점점 자리를 잃는다.


상담실에서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처음에는 손을 급하게 움직이거나
작은 변화에도 멈칫한다. 그러나 반복적인 조형 활동이 이어지면
손놀림이 일정해지고, 호흡이 고르게 변하며, 시선이 작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 변화는 아이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한 채 일어난다.


푸드 조형 활동의 중요한 점은 반복이 통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요된 규칙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움직임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저항 없이 그 흐름에 들어간다.
이 자발성은 불안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


반복 활동은 아이에게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연습”을 시킨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이미 지나간 일에서 벗어나 손의 감각과 눈앞의 과정에 집중하게 된다.
이 집중은 불안이 가장 약해지는 지점이다.


나는 상담 현장에서 불안하던 아이가 같은 동작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점점 편안해지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 아이는 말하지 않아도 이미 몸으로 알고 있다.

“여기는 괜찮다”는 것을.

반복을 통해 안정감을 경험한 아이는 일상에서도 변화를 보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조금 더 버텨보고,
감정이 올라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반복 속에서 형성된 안정의 기억이 아이를 지탱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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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없애는 것이 목표일 필요는 없다.
불안이 올라와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그 자리를 가장 부드럽고 일상적인 방식으로 마련한다.

계속 해도 괜찮은 활동, 끝까지 해도 안전한 경험.

이 반복 속에서 아이의 마음은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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