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만성통증, 쥭음의 캡슐.

by Zarephath

나는 만성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흉추와 요추 10개가 부러져 허리가 너무너무 아프다. 진통제를 들이 부어도 해결이 되지 않는 통증이다. 진통제를 들이 부으면 또 그것대로 문제다. 위장장애가 생긴다. 아! 정말 악마와 같은 통증이다. 통증이란 감옥에 갇혀 사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노인네들 와서 허리 아프다고 죽고싶다고 그러던 게 이해가 된다. 이 나이에 그런 게 이해가 된다니 정말 이해가 안된다. 난 왜 그렇게 되었을까? 예전같이 신앙에 집착했다면 환자의 고통을 공감하라고 신이 내린 축복이라 자위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그러고 싶지 않다. 나는 안 아프고 싶다. 들이 부은 진통제 때문에 몸이 좋지 않다. 약도 많이 먹으면 약 때문에 아프다. 아~ 나의 이 고통은 기약이 없다. 이대로 늙으면, 통증은 더 심해질 것이고, 늙기 전에 죽을 지도 모른다. 하루 하루 사는 것이 기적이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온 몸이 아프다. 온 몸이 아파 자기가 겁이 난다. 그렇다고 자지 않을 수도 없는 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은 나에게 불안장애를 일으켰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불안할 수밖에. 그 불안증이 우울증을 낳고 내 멘탈은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몸의 통증이 마음을 무너뜨린 것이다.

옆에서 아내는 아이들 돌보느라 여념이 없다. 아내는 아이들 행복하게 해주는데 굉장히 열심이다. 그러다 보니 내 넋두리를 충분히 받아주지 못한다. 난 끊임없이 아내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데, 아이 셋을 키우는 아내에게 나까지 아이 짓을 할 수는 없다. 오롯이 나의 통증은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다.

행복도 고통도 사실 자기 자신만의 것이지 그게 나눈다고 나눠지는 것도 아니지. 난 나의 고통을 오롯이 내가 겪어내야 한다. 언제까지 그게 가능할까? 오늘 하루 버틴 것도 기적인데, 내일은 모래는 또 어떻게 버틸까? 일년을 버티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이대로 늙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선택지는 죽음 뿐이다.

유럽에 어느 나라에는 죽음을 도와주는 캡슐이 있다고 한다. 캡슐에 들어가 5분만 있으면 죽는단다. 그것고 아무 고통 없이. 버티다 버티다 안되면 그거라도 해봐야겠다. 죽기 전에 유럽여행 한 번 하고 안락하게 마지막을 맞이 해야지. 삶은 천근추를 매달고 있는 것 같고 죽음은 깃털처럼 가볍다. 왜 이런 천근추를 벗어버리지 못하고 깃털이 되어 훨훨 날아가지 못하는 걸까? 죽음은 왜 이리 힘든 걸까? 삶의 무게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때가 되면 깃털이 되는 것을 선택하겠지. 가급적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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