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커피를 잘 만드는 편이다.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바리스타니 뭐니 자격증이 난무하게 되기 전부터 나는 커피 만들기에 열정을 쏟았다.
# 먼저 로스팅부터
전문 로스팅기나 수망 로스팅기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없어도 무방하다. 생두를 사서 - 이게 제일 중요하다. 커피 만들어 보겠다고 처음 시작한 분들이 의외로 로스팅 된 원두를 사다가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생두는 약간 초록색 빛깔을 띤다. - 후라이판에 볶는다. 약~중 불로 서서히 볶아 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생두들의 색깔이 균일하게 될 때까지 볶아야 한다는 것이다. 볶은 정도에 따라 다크로스드, 마일드로스트 등으로 부르는데 다크로스트일 수록 강한 맛이 난다. 커피를 다 볶고 나면 껍질을 벗겨줘야 하는데, 볶은 커피를 후라이팬에서 얼기설기 망 뚤린 용기에 옮겨 담고 탈탈 털어주면 돈다. 이러면 보통 우리가 말하는 검은 색 원두가 되는 것이다.
# 그 다음은 분쇄
커피를 로스팅 했으면 자기가 먹고 싶은 스타일에 따라 적당한 굵기로 분쇄를 해줘야 한다. 에스프레소 기기나 모카포트를 사용해 에스프레소나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음료를 만들 생각이면 최대한 곱고 가늘게 갈아줘야 하고, 프헨치프레스 처럼 약간 구수하고 거친 맛을 좋아하면 굵게 분쇄해 주면 된다. 드립커리는 그 중간 정도.
# 에스프레소란 무엇인가?
에스프레소는 보통 가장 진한 커피라고 생각하면 된다. 고압을 이용해서 추출하기 때문에 맛은 가장 쓰지만 오히려 카페인이 가장 적게 들었다고 한다. 원액을 마실 때는 아주 조그마한 잔에 한입 털어넣을 정도를 담아 준다.
에스프레소를 만들때는 보통 두세가지 방법이 있는데,
- 첫번째가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는 방법.
에스프레소 머신은 고가는 몇천만원짜리도 있고 저가는 몇만원짜리도 있는데, 너무 저가는 추천하지 않는다. 원두를 그냥 넣으면 알아서 분쇄해서 추출해 주는 전자동 머신이 있고 분쇄까지는 직접해서 추출해 줘야하는 반자동 머신이 있다. 기왕 비싼돈 주고 살 바에야 전자동 머신을 추천한다.
-가정용 모카포트를 이용하는 방법
보통 이탈리아의 가정에는 모카포트가 하나씩은 다 있다고 한다. 그만큼 대중적이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에스프레소 추출 방법이다. 자세한 추출 방법은 제품 설명서를 읽어보시길.
가장 유명안 것이 비알레띠라는 회사에서 나오는 모카포트이고 그 중에서도 브리카라는 제품이 가장 맛이 좋다, 개인적으로도 비알레띠 브리카로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가장 좋아하는 편이다.
-캡슐이나 POD를 이용하는 방법
요즘 가장 대중적이고 유행하는 커피가 아마 캡슐커피일 것이다. 커피 캡슐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에스프레소에서 아메리카노까지 원하는 커피를 다양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가격도 10만원 대 안팎이니 복잡한거 공부하기 싫고 맛있는 커피가 먹고 싶다면 캡슐커피를 강추한다.
POD 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모카포트에 들어갈 크기 정도로 커피를 미리 분쇄해서 POD에 넣어둔 건데, 요즘은 거의 안쓴다고 보면 된다. 나도 별로…
#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음료란?
소위 말하는 카페라떼, 카푸치노, 아메리카노 등등의 음료를 말한다.
-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 샷에 우유를 부어 마시면 라떼이다. 진한 걸 좋아할 수록 에스프레소 투샷, 쓰리샷 등등으로 마신다
- 카푸치노는 에스프레소에 거품우유를 얹어서 마시는 것이다. 우유를 직접 섞지 않고 우유거품기로 만든 거품우유를 얹어서 마시는 것이다. 라떼랑 뭐가 다르냐는 분들은 직접 마셔 보시기를.
- 아메리카노는 별 거 없다. 에스프레소에 물타 마시면 된다.
# 프렌치프레스란?
프렌치프레스란 말 그대로 프랑스 인들이 이용하는 프레스 기기이다. 약간 굵게 분쇄한 커피를 프레스 기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커피가 우러나면 한 번 정도 저어주고 뚜껑에 달린 플레스 기로 천천히 눌러주면 커피가 완성된다. 마실때 커피 알갱이가 들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원래 그런 것이고 제품 불량 아니니 놀라지 마시길. 약간 구수하고 연한 맛을 즐기는 분들에게 맞는 추출 방법이다.
# 드립커피란?
다 아시는 대로 그 드립커피다. 커피를 여과지 위에 올려 놓고 뜨거운 물을 그 위에 돌려 가며 부어줘 그 밑에 내려오는 커피를 받아서 마시는 것. 물을 드리퍼 가장자리 쪽에서부터 돌려가며 중심부위로 오는 방법으로 드립하는 방법이 있고 가운데 한 점만 바라보고 거기로만 물을 부어 드립하는 방법 등 여러가지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별 관심이 없어서 이 정도로 패스.
# 그 외
그 외에 나라마다 여러가지 커피 추출법이 있지만 나도 다 모르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 몇가지 소개 하자면
터키식 이브리크 커피: 이것은 이브리크라는 터키식 커피메이커로 만드는 커피이다. 이브리크에 커피와 설탕-아주 많이-을 넣고 불에 이브리크를 가열한다. 가열된 커피가 끓어 오르면 빨리 이브리크를 불에서 치우고 커피가 좀 가라 앉으면 다시 가열하고,,, 하기를 몇번 반복 하다가 색깔과 온도가 먹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가 되면 그때 마시면 된다. 달콤쌉싸름한 게 아주 맛있는, 나도 캡슐커피 마시다 질리면 한번씩 해먹는 방법이다.
베트남식 커피: 별 설명은 필요없고, 베트남 원두 살때 같이 주는 드리퍼에 드립해서 먹으면 된다.
이상 일천한 지식이지만 개인적으로 아는 선까지 커피 만드는 방법을 적어봤다. 뭐 여러가지 방법들을 적어놓긴 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만사 귀찮은 요즘은 그냥 캡슐커피를 마시거나 스틱커피 물에 타 먹는다. 커피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기던 예전에 비하면 그냥 카페인만 충족되면 그만인 지금, 많이 타락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