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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rephath Sep 17. 2024

월급쟁이 마약 운반책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은 교통사고 현장이었다. 신호대기중이던 내 차를 그녀가 추돌한 것이다. 난 보험회사 전화하고 난리를 치고 있는데, 그녀는 전화한통 하더니 이내 다른 차를 타고 가버렸다. 미안하단 말 한마디도 없이. ‘참 별 싸가지 없는게 다 있다’ 고 침 한번 뱉고 떠나려는데 다시 그녀의 차가 왔다. 50000원권 한뭉치를 주며 일 시끄럽게 하지 말잔 얘기였다.’물론 그 말도 그녀가 직접하진 않았다. ‘이 세상에 아직 저런 사람이 있구나’라며 자리를 뜨려는데 드디어 그녀가 입을 열었다. 명함을 내밀며 할말 있으면 연락하란 얘기였다. 그는 침을 두번째로 뱉고 그 자리를 떠났다. 뒷범퍼 상태가 덜렁거리는 상태로 봐서 빨리 수리를 해야겠다 싶어서 빨리 카센터로 갔다. 그제서야 돈봉투를 열어 본 그는 뜨악 하고 놀랬다. 이건 뭐 차를 한대 사도 될 가격이었다. 도대체 그녀는 누구일까? 어느 여자가 그런 현금을 비서를 통해 들고 다니고 합의금으로 영수증 하나 쓰지 않고 건넬 수 있단 말인가???

그는 그녀의 명함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한참 만에 통화를 성공한 그는 ’아니, 저 저번에 수리비를 너무 많이주셔서 남은 금액을 돌려 드릴려고요.‘아니예요 그냥 제 사과의 의미로 받아 주세요. 귀찮게 돌려받고싶지 않군요.’’아 아니 그래도,,,‘’뚜우뚜우뚜우뚜우~‘남자는 사과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묘하게 자존심이 상했다. 남자는 명함에 적힌 주소로 찾아갔다. “예약하셨습니까?’‘아니오’‘그럼 못 만나십니다.’

여기가 얼마나 대단한 곳이라서 여직원하나 만나는데 얘약까지 해야 하는가?화가 머리 끝까지 난 남자는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당신말이야 돈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도,,,’‘커피 하실래요?’‘,,,네’‘당신이 마음에 들어요. 여기서 일하시겠어요? 급여는 전직의 2배를 쳐 드리죠. 보통은 그 정도에서 나가 떨어지거든요. 나한테 감사하단 인사까지 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하하‘’그런데 나는 다르다?이것 보시오 내가 수리비 남은 돈 갖고 찾아 왔듯이 돈 몇푼에 직장을 그렇게 옮기는 사람은 아니오. 사람 잘못 봤어‘’그러지 마시고 우리가 하는 일들을 둘러 보시고 결정해 주세요. 안내는 여기 김비서가 해 드릴 거예요. 다음에 뵈요.‘그러고는 쫓겨나듯이 사무실을 나온 그는 김비설 따라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다. 특별할 것 없는 하청 제조업장이얶는데 넓은 지하실은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게 좀 특이했다.

일단 돌아간 그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자존심이 하늘을 찔러도 월급쟁이한테 급여액수는 무시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며칠을 고민한끝에 그는 ’월급쟁이는 월급을 따라간다.‘라는 자기변명을 하며 전 직장에 사직서를 냈다. 그리고 그녀의 직장으로 직행했다. ’연봉 두배에 보너스 100% 더는 양보 못합니다.‘’성격 급하시네, 급여 얘기는 담당 부서와 천천히 해 보시고, 여기 일하시러 오신거죠? 잘 생각해셨어요,여기 연봉이 삼성전자보다 나을걸요???‘

그래서 그 날로 그는 그 회사 직원이 되어 그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업무가 그리 어렵지 않아 일을 쉽게 배우는 편이었고 곧 과장 팅장까지  진급을하게 된다. 그렇게 무난하게 새 직장에서 적응해 나가는가 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직급이 올라갈 수록 관리자 직무가 주어져야 할텐데 직급이 올라갈 수록 배달 업무가 주 업무가 되는 것이었다. 최고 사원은 VIP고객에게 물건을 배달하는 식으로.뭔가 찜찜했지만 뭐 성실히 일하는데야 그 이상이 없었고 그 이상의 자부심이 없었다. 그런데, 한번은 고속도로에서 운송을 하다가 차가 전복되는 일이 있었다. 몸은 크게 다치진 않았는지, 뒷트렁크의 물건이 안전한지 알아보려 문을 여는 순간 희뿌옇게 휘날리는 백색 가루들,,, 누가 봐도 그것은 필로폰 이었다. 그랬다. 그녀의 회사는 겉으로 봐서는 평범한 제조회사이지만 지하 넓은 공간에서 필로폰을 제조하고 있는 필로폰 제조 공장이었다. 그는 그동안 필로폰 운반 일을 해 오고 있었고 직급이 올라갈 수록 고급 고객들을 상대하게 된 것이었다.

그는 당장 교통사고 신고를 하면서 같이 마약 신고를 해버렸고 그도 책임 없지 않다 하여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다음날 공장을 싹 정리된 사태였고 지하의 시설들도 모두 옮겨져 있았다. 더더욱 그녀의 자취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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