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알러지 2

by Zarephath


나는 공기에 알러지가 있다. 매일 숨쉬고 피부로 접하고 해야할, 생존에 필수인 공기에 알러지가 있다. 나도 첨엔 이게 무슨 병인지 몰랐다. 갑자기 기도가 막히더니 숨이 안쉬어지는가 하면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가려워 오는 것이다.

쌀 알러지, 물 알러지 같은 건 들어봤다. 그것도 희귀병이라면서 생방송으로 대서특필되곤 했었는데, 공기 알러지라니. 여튼, 병원에서 내가 들은 병명은 분명 공기 알러지 이다. 병원에서는 나보고 항원이 될 만한 물질이 전혀 없는 무균실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단다. 거두절미, 난 그렇게 살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게 사는 건가? 또 그런 병실 사용료는 누가 낸단 말인가? 난 그저 평소처럼 생활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무슨 일 생기면 응급 키트 사용하고, 매일 예방약 먹으면서 그렇게 살기로 했다. 뭐 주변에서 유난만 안 떨어주면 꽤 살 만한 삶이다. 매일 아침 예방약 챙겨먹고, 알라지 어택 오면 응급키트 주사 맞고, 뭐,,, 그 한계를 넘기면 병원신세지고 돌아가실 수도 있겠지만. 여튼 죽음의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이 삶 아닌가?

첨엔 착실히 적응이 잘 됐다. 매일 아침 예방약을먹고, 외출 전 응급 키트를 여러 개 가방에 넣고, 그러고 돌아다녔다. 새삼 느낀 거지만, 우니라나 공기 넘 안좋다.알러지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편하게 들이마시고 내뱉을 만하지 않다. 공기알러지라는 것이 있고 보니 더욱 더 그런 것 같다. 물론 난 산 좋고 물 좋은 자연의 세상의 공기에도 알러지가 있어서, 대기오염과는 그리 관계되는 일은 아니다. 괜한 공기탓 좀 해봤다. 모든 만성 질환이 그렇듯이 관리가 게을러진다. 한번씩 예방약도 빼먹고 나오고 응급키트도 가방 안에 몇개가 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러다가 숨넘어가 응급실 신세 신 적이 몇번 있다.

어느 날에서부턴가 삶이 갑갑해지기 시작했다. 매일 매일 먹여야 하는 예방약도 그렇고 매일 갯수별로 챙겨야 하는 응급 킷트도 너무너무 귀찮아졌다. 슬~ 이럴거면 그냥 병원 무균실에 입원애버릴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환자역할을 하게 되어 사회적 의무로부터 해방 될 수 있고 귀찮은 약들 안챙겨도 되고, 병원이니 응급상황에서의 처치가 용이하다. 비싼 병원비야 엄빠한테 눈물로 호소해 보기로 하고, 그럼,, 모든게 해결된다. 그래서 다음 외래 진료일에 교수에게 입원치료를 의논해 보려고 하는데, 이건 또 뭔 소린가? 새롭게 보고되고 있는 이 공기 알러지란 병을 조기에 차단하고자 WHO에서 엄청난 자금과 인력을 동원한 실험을 실시하는데, 나보고 동참할 의사가 있냐는 것이다. 이건 뭐, 입원시켜달랠려고 왔다가 어리둥절해졌다. 다만 그 실험이 입원 상태에서도 가능하다 하여 그렇게 하기로 했다. 달라진점이 있다면 식사 시간이 규칙적이라는점과 하루에 몇번씩 피검사를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는 맘껏 돌아다니지 못한다는 것만 제외하고 동일한 하루하루다.

실험을 끝이 났다. 원인은 알 수 없단다. 치료법도 알러지에 대한 일반적인 대증요법이지 근본 치료가 없단다. 또 다시 나에게는 선택의 순간이 왔다. 병원에 입원해 그들의 착실한 subject가 될 것인가? 위험하지만 죽을때 까지 내 삶을 살아갈 것인가? 나는 다시 나오려고 했다. 무균실의 상황에 따라 담엔 입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협박을 듣고. 나는 두 발을 털썩이며 병원을 나왔다.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난 내 일상을 희생해 가며 후대의 환자들을 위해 내 삶을 공여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살아야겠다. 남은 얼마간이라도 삶을 누려야겠다. 공기 좋은 암자를 향해 떠났다. 암자 주인인 듯한 사람이 나를 보더니,’부조화야 부조화. 삶이 얼마나버거웠으면 저런 병에 다 걸리누?’라는 것이었다. 이건 또 무슨 씌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싶어,’거 초면에 뭔 소리신지요’라고 물어봤더니. 나 같은 사람 많이 봤다고 한다. 원인은 세상 그차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신체화되어 나타난 괴질로서 치료방법은 없다고 한다. 죽을 떄까지 약먹고 살던지, 약 안먹고 죽던지 둘 둥에 하나라고 한다. 결국 원인도 모르고 치료 방법도 모르는 것이 이 병이었다. 허탈했다. 그래도 이런 암자까지 찾아온 것은 비 의학적 방법이라도 어떤 방법이 있지 않을끼 하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건 것이다. 이제 그 일말의 기대마저 사라저 버린 지금, 나에게 크게 아쉬울 건 없다. 아~ 생명보험이나 들어둘 갈. 나는 암자의 저 아래를 바라다 보니 흐르는 개울이 무척이나 시원할 것 같았다. 이 모든 가려움증과 호흡곤란이 일시에 해결될 것 같았다. 나는,,, 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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