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볼펜 수정액으로 화이트라는게 나온 적이 있다. 일종의 페인트 같은 건데, 틀린 활자 위로 덧칠하게끔 되어있다. 여름에 날파리들도 날아다니는데, 열공을 하고 있었다. 근데 아까부터 나의 의식을 계속 괴롭히는 날파리들… 몇번의 궁리 끝에, 그리고 야밤에 심심하기도 하여, 생각해 낸 것이 있다. 날파리에 수정액을 살짤 묻히면 움질이질 못한다. 그렇게 잡힌 놈은 온 몸에 수정액 칠갑을 하고 박제마냥 죽억 가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나무나 획기적인 날파리 퇴치법이었다. 종종 내 책상엔 흰 색의 날피리 미라들이 굴러다니곤 했다.
과학은 실험에 그 묘미가 있다. 배운 과학의 원리대로 했더니 되더라는. 검은 종이에 돋보기의 초첨을 모으면 볼이 탄다. 난 이것을 개미에게 실험해 보기로 했다. 당시 한참 개미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터이기도 했고. 개미가 기어가는데 돋보기로 초점을 모아 그 뜨거운 열기를 집중시켜 개미의 동선을 따라 갔다. 과연, 너무나도 놀라운 것인, 날개가 없는 곤충인게 확실한 개미가 그 뜨거움에 한 10~20cm을 뛰어 오르는 것이었다. 이건 정말 새로운 발견 아닌가?
우리가 살던 집에 개를 대여섯 마리 키웠다. 그 중에는 아침에 문을 열면 주인이라고 쫄랑 거리며 다가오는 놈이 있는가 하면 짖으며 저 멀리 도망가는 놈들도 있다. 잡히기는 엄청 안잡힌다. 온 지하실과 마당을 뺑뻉이 돌아도 그놈 뒤꽁무니 하나 잡을까 말까할 정도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이 놈이 잡혔다. 난 이 놈의 강아지가 뭔 특별한 것이 있나 싶어 봐도 별 게 없다. 약간 괘씸한 생각이 들어 집어 던졌다. 깨갱깽꺵꺵꺵, 비명을 지르다가도 내 앞에 온다. 서열정리다 된 것인가? 또 집어다 던지고, 걔단에다 던지고, 할 수 있는 악다구니는 다 해 봤다. 그 다음부터 이 개는 내 개기 되었다. 아침마나 날 반기는.
초딩시절, 학급별로 관리하는 공간이 지정되었다. 지정이 되면 관계자외 출입도 막고 무단 출입이 적발되면 얼차려를 줄 수 있느 권한도 생긴다. 끝발 좋은 권한이다. 우리 반 지정 공간은 야외 학습장이었는데, 야회 학습장 무단 출입도 막고 걸리면 오리걸음 같은 것도 시키고 그랬다. 꽤 괸찮은 권한이었다. 어느 날, 어느 여학생 일단이 야외 학습장에 놀러를 왔고 그것을 적발한 우리는 그 아이들에게 오리걸음으로 학습장 을 오가도록 지시했다. 묵묵히 따라 하다가 한 아이가 다리 근력에 한계가 왔는지 ‘너네는 얼마나 잘나서 그러는데?”라며 울읆을 터뜨렸다. 나 말고 똘똘한 새끼들은 이미 그 자리를 뜨고 없었고, 나만 미련하게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오리걸음을 완수하게 했다.
폭룍과 잔인성은 하나의 대상에서 끝나지 않는다.. 벌레를 죽이는 사람은 포유류를, 포유루를 괴롭히는 사람은 인간을 그 대상으로 가학적 본능을 해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