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잘못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수 없이 많이 만나왔었다. 어쩌면 사과하는 순간 자신이 루저(Loser)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잘못을 했으면서도 사과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가리켜 우리는 파렴치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잘못을 알고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달리 무엇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사과는 결코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과는 자신의 잘못을 직시하고 책임을 받아들이는 용기 있는 행동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때로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깨달았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바로잡으려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진정한 사과를 하는 사람은 루저가 아니라 용기 있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자존심을 내려놓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동체를 존중하고 관계를 회복하려는 성숙한 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사람을 멀리하기보다 오히려 가까이해야 한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잘못을 했거나, 혹은 잘못이 자행되도록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면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을수록 사과는 더욱 중요하다. 사과는 단순히 한마디 말을 던지는 행위가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끝까지 고개를 숙이지 않으려 한다. 대체 무엇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까지 굽히지 않으려 하는 것일까. 체면일까, 자존심일까, 아니면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일까. 그러나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사람들의 신뢰를 더 빠르게 무너뜨릴 뿐이다.
사과는 자신을 낮추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인격과 책임을 드러내는 행위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은 약한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강한 사람이다. 진정으로 당당한 사람은 자신의 실수 앞에서도 도망치지 않는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순간, 그 사람은 패배자가 아니라 한 단계 더 성숙한 사람이 된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사과를 하는 것이 정말 지는 것일까, 아니면 끝까지 사과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일일까? 왜 그들은 아직도 사과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