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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dhi kim May 25. 2022

메타버스의 시대, 인지 능력의 확장(Ⅲ)?

인간 인지능력의 무한 확장 가능성을 말하다

엊그제 메일 한통을 받았다. 

카이스트에 뇌인지과학과가 새로 설립 예정이며 그에 따른 교수 채용 홍보였다.  

그런데 그 홍보 내용이 참으로 흥미롭다. 

진정으로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학문’을 추구하는 학과가 될 예정이니 신경생물학과 뇌인지과학을 중심으로 심리학 언어학 나아가 신경미학을 비롯한 인문학적인 접근과 뇌 관련 의학 및 공학을 아우르고… 인문대 사회대도 모두 환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채용자격 내용이다. 연령제한이 없다면 필자도 응모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런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소통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계발해 낸다면 뭔가 알찬 결실이 나올 것 만 같다. 아직 우리에게 알려진 것보다는 더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뇌인지 분야는 여전히 우리가 풀어내야 할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앞으로 펼쳐질 4차산업은 인류의  미래를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의 시대가 주를 이룰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공고문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 아니 빠진 부분이 있다.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학문’이라는 멋진 슬로건에는 그야말로 인간에 대해 더 복잡하고 더 심오한 측면을 다룰 수 있는 영역이 빠졌다는 것이다. 과학 영역에서는 객관적인 실험으로 증명되어야 타당성을 획득하듯이 인문학 영역, 그 가운데 동양학 부문에서는 직접 경험이라는 체득이 있어야 그 분야에 완성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의 모든 경전은 깨달음이 최고의 목표라 하며, 도가는 도와의 합일을 이루는 신선이 되어야 최상이라지만, 깨달음에 이른 체험이 없어도 도와의 합일이라는 경지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글자 해석으로 논문 쓰고 책 내고하는 경우가 다반사 임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으니 아마도 그래서 채용 공고에도 그런 특수성을 표기하는 것을 놓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학문’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으려면 인간만이 도달할 수 있으며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영역인 깨달음이나 도와의 합일이라는 체험이 있어야만 총체적인 그 무엇이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다양한 학회에 참여할 때마다 필자가 늘 드는 생각은 왜 대부분의 발표자들은 그렇게 개념 정리에 매달리거나 또는 역사적인 내용 전개, 또는 누가 어떤 말을, 어떤 이론을 펼쳤는가에 혼신을 다하는가? 물론 이런 내용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이 어서는 안 되지 않는가? 이런 모습에 늘 공허함을 안고 자리를 뜨게 되는 일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필자가 원고 주제로 다룬 인간의 인지 능력 확장 가능성의 필수 요소가 퀄리아(qualia)를 느끼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이런 체득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학회에서 이런 내용을 꺼냈더니 당장 돌아오는 반응이 퀄리아의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말문을 아예 닫게 한다. 그래. 퀄리아를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단어의 개념 정리 이외에 뭐를 더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이 퀄리아를 느끼는 데는 뇌는 물론이고 우리 몸 전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와져야 한다. 우리가 뇌의 인지 영역 확장을 논의하려면 뇌의 해부학적인 의학 영역만이 아니라 뇌의 명령을 받아 움직이는 내 몸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비밀을 풀어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뇌와 연결되어 한 몸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 육신이 가진 엄청난 비밀은 결코 해부학적 설명으로는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퀄리아를 통한 느낌으로 축적된 데이터로만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퀄리아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절대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다. 마치 고대의 비밀 코드를 풀어내는 것처럼.

 

그럼, 다음 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해야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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