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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dhi kim Nov 27. 2022

인지능력의 무한확장 <방법>에 관한 설명(Ⅱ)

신경 가소성(Neuroplastic)을 충분히 활용하라

우리의 뇌가 뛰어난 적응력이 있어서 감탄을 금할 수 없다는 것은 뇌가 가진 신경 가소성(Neuroplastic)때문이다. 신경 가소성이란 뇌가 각자의 학습이나 훈련의 결과로 생겨난 기능적 변화를 말한다. 성실한 배움과 훈련은 뇌의 구조를 재배치하고 재정립하게 된다. 이 과정은 뇌의 신경망의 끝에 있는 시냅스라는 연결고리에 의해 일어나며 신경망들 사이에 전기화학적 신호에 의해 서로 소통하며 이루어진다. 이때 결과에 따라 새로운 신경망이 창조적으로 형성되며 이것은 반복적인 학습과 훈련에 의해 강화되어 새로운 신경망의 길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과정은 신경 가소성이라는 뇌의 특성 때문이다. 

 

뇌 세포는 한번 죽으면 결코 다시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이것을 깨게 된 것이 1900년대 중반 경이다. 뇌신경은 죽었어도 그 신경망을 서로 연결하는 시냅스는 여전히 새롭게 재구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게 된 것이다. 이 원리는 이미 실생활에서 여러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자면, 뇌졸중으로 인해 반신마비가 온 경우 뇌의 다른 영역을 대신 활성화시켜 걸을 수 있게 하거나 또는 사고 등으로 팔다리가 잘린 경우에 뇌의 가소성을 활용해 칩을 심어 의수로 손을 쓰거나 걸을 수 있게 하는 등이 그것이다. 이즈음은 어린이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도 뇌의 가소성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하다. 또한 뇌의 신경 가소성의 원리에 따르면 나이와 상관없이 뇌 세포는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발전할 수 있으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외모뿐 아니라 뇌에도 해당되는 것임을 실험을 통해서도 밝혀져 여러 매스컴에 소개된 바도 있다.

 

 새로운 학습과 경험으로 두뇌에 신경 경로가 설정되고 이 경로는 다시 신경 연결고리 간의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며 이 길의 연결 점은 시냅스라는 신경망으로 서로 다른 시냅스끼리 만나 전기적으로 상호 소통을 하게 되고, 이때 새로운 학습과 훈련이 반복되면 그에 따른 확고한 경로가 강화된다고 했는데, 이런 과정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는 전압이 있는 작은 건전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은 우리의 오감을 통해 주위 환경의 작은 변화를 감지해서 전압을 바꾸어 주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감지되는 세계에 큰 변화가 있으면 전압의 변화도 크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얼음 위를 지치는 스케이트 날의 소리가 들리면 그건 전기로 바뀌고 뉴런이라는 특화된 세포가 그 정보를 뇌에 전송한다. 정보는 곧장 다른 데이터와 결합된다. 스케이터가 점프하고 스핀 하고 등등의 여러 가지 성공적인 동작을 행할 수 있음은 그의 발끝에 달려있다. 왼쪽으로 세 바퀴 돌고 안전하게 착지한다는 것은 오로지 선수의 집중력에 의해 행해지지만 그 짧은 순간에 그의 뇌는 그동안 훈련해온 이전의 경험들이 통합되어 만들어진 새로운 경로로 전기신호를 생성하고 그것은 근육으로 다시 뇌로 순간적인 전이를 통해 그의 판단력이 빠르게 작동되는 과정을 겪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든 것은 순간적인 전이, 즉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다. 말하자면 스케이터의 성공적인 동작에는 뇌와 소리의 감각과 근육이 모두 소통하고 교감하며 만들어낸 훌륭한 교향곡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오감을 통한 감각들의 훈련은 뇌의 해당 영역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그 길은 거듭될수록 강화되어 남이 가질 수 없는 자신 만의 길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마치 산에 사람들이 자꾸 다니면 길이 나게 되나 그렇지 않은 곳은 잡초가 우거지게 되는 것과 똑같다. 우리의 감각도 기억도 안 쓰면 퇴화되고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향기를 만들어내는 조향사는 일반인은 맡을 수 없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탁월한 후각 능력을 지닌다. 실체가 없는 냄새는 코의 섬유가 주변 분자들을 습득하는 능력을 키워내 우리 몸 안에서 400종류의 수용기를 형성하고 뇌의 시상에서 여러 감각 신호를 하나의 냄새로 구체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조향사는 그 냄새에 고유의 히스토리를 담을 수도 있다. 예컨대,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바다 내음을 느끼는 것과 같은 향을 만들고자 하면 조향사의 체험을 구체화한 복합적인 조합을 통해 그런 느낌의 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실제로 그런 곳에서 성장한 사람에게 그 향을 맡도록 하니 내 고향의 내음이 난다고 한다. 인간은 정말 놀라운 능력을 각자의 영역에서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모두 뇌의 신경가소성 때문에 만들어 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다. 

 

얼음 위에서 멋지게 성공적인 동작을 하는 스케이트 선수가 보여주는 몇 초 아니 몇 분 간의 짧은 시간, 그리고 조향사가 향을 맡고 판단하며 새로운 향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그 짧은 순간에 그들 몸의 신경계는 그동안 축적해 왔을 그들 영역의 데이터가 새로움을 더한 훈련으로 다시 더 포인트가 쌓아져 새로운 경로가 만들어진, 그들 만의 고유 방식으로 풀어낸 결과물인 것이다. 그런데 이때 각 세포들 안에 있는 작은 건전지들은 더 센 전압(voltage)의 힘을 일으킬 것이며 이 힘은 결국 새로운 경로를 개척하는데 큰 촉매 역할을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기화학적 신호에 의해 서로 소통하며 새 경로를 개척해내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가 복잡해서 나랑 상관없을 것 같이 느껴진다면 가벼운 실례를 실생활에서 보자. 생체시계라는 단어가 떠 오른다. 때만 되면 시계를 안 봐도 배가 고파지고 밤이면 수면을 요구하는 몸을 보면 이미 그런 경로가 내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루 세끼 식사를 두 끼 혹은 한 끼로 조정하려 한다 거나 밤과 낮의 수면 시간을 부득이 변경해야 할 때  내 몸이 그 새로운 규칙에 적응하는 기간이 열흘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 적응기간까지 못 견디게 힘들지만 필요에 의한 것이라면 견디어 내야 한다. 그 규칙을 바꾸려면 몸에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경 경로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 놔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런 경험도 했다. 대학 시절에 매일 저녁 해 질 녘이 되면 늘 좌선을 했다. 석양이 되면 진한 허무감이 깊숙한 곳에서 올라와 그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은 그 시간에 부엌에서 일을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설거지를 하면서 그만 깜짝 놀랐다. 내 의식 상태가 그만 좌선하는 심리상태가 되는 것이 아닌가. 난 분명 설거지 행위를 하는데 내 심리와 몸은 좌선 시점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 몸에 석 양 때면 좌선하는 의식적인 길이 열려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분들은 모두 각자의 신경 가소성을 최대한 활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발레리나, 피겨 스케이터, 그리고 스포츠,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의 경우 모두 두뇌의 그 특정 영역을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신경가소성의 최대치를 끌어내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신경 가소성에 대한 강조점이나 활용도가  주로 뇌 관련 환자들이나 사고로 인한 감각 장애 등에 주로 채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인지 능력 확장에 이 신경 가소성 이야말로 필요충분 요건인 것이다. 필자는 인간의 인지능력도 이 신경가소성에 의해 얼마든지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전하고자 한다. 다만, 여기에 "세포에 있는 작은 건전지"역할을 어떻게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가에 인지능력 확장에 핵심이 있다고 보며 이 이야기는 차후 나오게 될 것이다.      

 

순간 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는 판단과 인식을 필자는 매 순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을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이 신경 가소성이라는 것을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에 놀라움과 감탄을 동시에 느끼면서 이 글을 쓰는 동안 여러 차례 그 흥분으로 실내를 돌아다니며 달래야 했음을 고백한다. 

예컨대, 내가 누군가에게 연락할 필요가 있어 그의 명함을 찾아든 순간 이미 필자에게는 그의 몸상태가 그대로 와닿는다. 초면과 다름없는 그에게 차마 물어볼 수는 없으니 애써 지워버린다. 이런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신경 가소성이다. 다만 아직 인지능력 확장이라는 영역에는 한 번도 활용된 예가 없을 뿐이라 몹시 안타까우며 이 글이 향후 그런 용도로 활용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다음 글은 이런 신경 가소성은 반듯이 공감각(synesthesia)과 연결 지어 설명해야 인지능력 확장 방식이 구체화될 수 있기에 공감각이 인지능력 확장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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