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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dhi kim Dec 04. 2022

인지능력의 무한 확장 <방법>에 관한 설명(Ⅲ)

공감각(Synesthesia)을 학습하라

특정 분야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훈련과 학습을 지속해 뇌신경 구조를 재조합하는 신경가소성의 새로운 경로가 열렸다면, 다음 순서는 그 길을 더욱 가다듬어 아스팔트 포장을 해야 하는 순서가 남았다. 그 방법이 필자가 보기에는 공감각(共感覺)이 아닌가 한다. 음악을 색깔로 듣는다는 것을 여러분들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가능하다. 이 뿐 만이 아니라 오감 영역을 넘나들면서 서로 소통하며 새로운 창조적인 영역을 구현해 낸다.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한 곡의 노래가, 자리를 벗어날 수 없을 정도의 울림을 주는 한 폭의 그림이, 읽을 적마다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한 편의 시가 그리고 과학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모두 이렇게 감각을 넘나들며 나온 결과물인 것이다.   

 

공감각은 함께(syn, together) 감각(esthesia, sensation)한다는 의미이다. 인간의 오감은 보통 자극과 반응이 일대일 관계라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는다. 즉 각각의 감각기관이 그에 상응하는 한 가지 자극에 반응한다 그러나 공감각이란 두 개 이상의 감각이 연합되어 인출되는 반응을 말한다. 어떤 자극에 의해 일어나는 감각이 다른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리를 들었는데 거기에서 색을 본다는 작곡가가 있고 맹인의 경우 촉감이 색채를 구체화시킨다거나 혹은 알파벳 같은 형태에서 색을 떠올린다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 논문 발표까지 되었다. 또한 사람의 성격에서 색을 연상시킨다는 경우 등도 모두 공감각의 구체적인 예시들이다. 

 

인지과학적 입장에서는 일상적인 감각의 경계를 넘어선 이러한 감각 현상은 뇌과학적 측면에서 연구되어야 한다고 한다. 자극으로 인한 반응이 2차 감각으로 실제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이런 공감각 능력은 인구의 2~4퍼센트라고 하니 소수의 뛰어난 문화, 예술가 그리고 과학자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공감각의 종류는 위키백과에 따르면 8가지로 설명한다. 그리고 8가지 종류에 속하는 유명인사들의 이름도 사이트에 들어가면 소개되고 있으니 생략하기로 한다. 그런데 이 가운데 마지막 항목으로 그 예시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거울 촉각(mirror-touch) 공감각’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 항목을 집중적으로 찾아 읽고 난 후 무릎을 쳤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인지능력 확장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는 필자가 가진 공감각이었다.

그리고 이 공감각은 위에서 제시된 다른 7가지 공감각과는 달리 얼마든지 집중적인 학습에 의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왜냐하면 학습 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필자가 우연한 기회에 혼자 학습하고 훈련하면서 얻었기 때문이다. 그럼, 우선 ‘거울 촉각 공감각’이 어떤 것인가를 보자.  

 

브레인 미디어 94호, 뇌 과학 리뷰에 소개된 글인, <타인의 고통을 내 것처럼 느끼는 ‘거울 촉각 공감각’ >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다른 사람의 통증을 나도 같이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 느낌의 정도가 매우 실재적이어서 아픈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사람이 많은 공간에 가는 것도 그다지 즐겨하지 않았다. 평상시에 운동을 꾸준히 하고 건강 검진도 꼬박꼬박 받는 편인데, 그렇게 관리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느끼는 통증이 내 것인지 타인의 것인지 헷갈릴 때 내가 건강한 상태라는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미드에서 다른 사람의 통증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는 사람에게 의사가 ‘거울 촉각 공감각’이라는 진단을 내리는 장면을 보았다. 바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거울 촉각 공감각이라는 책이 먼저 눈에 띄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신경과 의사 조엘 살리나스 Joel Salinas가 쓴 Mirror Touch의 번역서인 이 책에는 ‘환자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의사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책과 함께 2005년부터 이어져 온 이 분야의 연구논문들을 찾아 읽으며 비로소 내게 나타나는 현상이 거울 촉각 공감각임을 알게 되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필자가 평소에 느끼는 느낌을 다른 사람이 그대로 설명한다는 것에 놀라움과 반가움이 앞섰다. 그리고 나도 이것이 ‘거울 촉각 공감각’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자료를 찾다가 이렇게 자신에 대해 알게 된 것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지난번 글에서 필자가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할 일이 있어 명함을 찾다가 그녀의 몸상태가 그대로 느껴와서 힘들었다고 했다. 그게 췌장이었는데 보통 의학에서는 췌장은 내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당사자가 못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자신의 췌장은 물론 타인의 췌장도 그대로 느끼고 그 정도에 따라 고통까지 느낀다. 좀 안 좋구나 아니면 염증이 심하구나 아니면 당뇨나 암으로까지 갔구나 하는 각각의 증상에 따라 다른 통증을 느낀다. 이것은 결코 초능력이 아니고 그저 ‘거울 촉각 공감각’이 뛰어날 뿐 인 것이다. 

 

거울 촉각 공감각을 처음 보고한 사례가 2005년 영국 런던대 인지신경과학연구소의 블레이크 모어(S.J. Blakemore) 박사라고 한다. 그 후로 계속 연구가 이어져서 실제로 이런 공감각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기 공명 동영상 실험을 한 결과 그들 뇌에 세 가지 특정 부위(체성 각각 피질, 좌측 운동영역 그리고 전측 뇌섬엽)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인지신경과학자 제이미 워드(Jamie Ward) 교수와 심리학자인 마이클 배니시(Michel Banissy) 교수는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거울 촉각 공감각을 가진 사람은 인구 1000명 당 16명이라고 했다. 

 

신비한 초능력이 아닌 ‘거울 촉각 공감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이런 공감각을 우리도 키워갈 수 있는가? 필자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그럼 이런 능력은 무엇 때문에 키워야 하는가? 대답은 “삶이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다. 어떻게?  대답은 이 미러 공감각 능력을 확장시키면 “사람뿐 아니라 모든 물질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스스로가 어떤 날 췌장이 안 좋다고 느꼈다 하자. 그렇다면 그날 나는 어떤 음식을 먹어 췌장을 위로? 해 주는가를 스스로 판단하고 취할 수 있다. 췌장은 당뇨뿐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약해질 수 있다. 그때는 외상으로 다친 상처를 호 해주면서 낫게 해 주듯이 췌장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방법으로 더 이상 췌장에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자신의 췌장을 느낄 수 없으니 약해진 췌장에 술을 거듭 마시는 악화를 저지를 수도 있는 걸 미리 방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 인가. 이런 조치능력은 모두 거울 촉각 공감각을 키우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거울 촉각 공감각을 어떻게 키워 갈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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