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옛 친구 들이여…
난 그냥 여기 잠시 홀로 있고 싶을 뿐이다.
누구를 멀리한 것도
누구에게 서운한 것도 없다.
만남을 가진 후 즐거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쉬운 일도 저기 저 구름 속에 날려 보낸 지 오래다.
각자가 지은 업은 각자가 지고 가는 것이니까.
서로 분별하고 판단하고 정의 내릴
자격은 없다.
각자 자신의 길을 새 길울 가고 있을 뿐
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나게 되고
갈라질 사람은 언젠가 갈라지게 되어 있다.
누구도 누구의 소속품이 아니기에 …
연회가 끝나면 각자 집으로
돌아간 것일 뿐
함께 많은 길들을 걸어오고
함께 많은 추억들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고
다만 이젠 밤을 새워 마시는 술이 아닌
녹차 홍차를 더 즐기게 되고
술은 가끔 입가심 정도로만 마시게 되었을 뿐
그리고 운명의 손짓에 따라
너무 오래 머물러 있은 이곳이
아닌 저곳에 가보고 싶고
홀로 그 준비를 하느라
다른 것들에는 한눈팔새 없게
된 것일 뿐이다.
어느 화창한 여름 그 바다가에서
우리들은 즐거웠다.
바다에서 반두질로 숭어 잡고 기뻐하던 우리
그 해변가에서 고기파티 하고
술에 취해서 텐트에서 잠들었던 그 순간순간들
그때 그 추억 그 사진들은
영원히 간직할 것이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옛날이여
내 옛 친구 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