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서 선물 받은 최상급 청명 전 서호용정차다.
코로 구수한 향이 전해진다.
맞춤하게 식혀
한 소금 입에 담아 본다.
쓴맛은 전혀 없고
형언 못할 향이 입안을 감싼다.
어렸을 적 마시던 숭늉맛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뒤끝엔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뾰족 뾰족한 햇순이
뜨거운 쇠가마에 마찰되며
납작한 모양이 된다
향을 납작해진 종이장 같은
녹차잎 몸속에 저장해 뒀다가
그 향을 뜨거운 물에 뿜어내고 있는 듯하다.
그로서 그의 사명을 다하고 마감을 맞이하는 듯하다.
그 향을 맡으며 죄업을 줄이는 길
내 몸에 향을 배이게 하는 길을 모색해본다.
불경이든 성경이든 깨우침을 얻고
그걸 다시 공유하는 일
그것 역시 향을 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