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 23.(일)~2025.9.14.(일)
01 님아, 나에게 그 꽃다발 주지 마요..
지난 2월, 6학년 담임이었던 남편이 받아온 화려한 꽃다발들을 갈무리하면서 나온 엄청난 포장지에 질색하다가 그러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글을 남기게 되었다. 연재하던 이웃집 김선생에 그 글을 보태지 못하고 새롭게 브런치북을 발행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꽃다발 싫다고 마다하는 여자가 어디 흔할까 싶어 즉흥적으로 [별난 여자]로 브런치북 이름을 짓게 되었다. 별난 여자 브런치북 표지의 꽃이 그 꽃다발의 꽃이다. 똥손으로 찍어도 예쁜 꽃들, 꽃이 정말 예쁘다. 죄가 없다.
02 조리원 안 가려구요 03-04 모유수유(1)(2)
내가 스스로 좀 별나다고 생각하게 된 데에는 학창시절에 진득한 단짝이 없어서 느꼈던 외로움, 난 왜 그런게 잘 안 될까 하는 고민들이 깔려있다. 무리가 있는 친구들을 동경하면서도 막상 내가 또래 여자 친구들의 취향이나 생각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댓가라고도 생각했다.
마침 임신 중이라 조리원이란 키워드가 떠올랐다. 10년 만에 찾아들어간 엄마들의 커뮤니티에서 조리원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처럼 여겨지고 있었지만 첫째 때 조리원을 중도이탈하고, 둘째, 셋째 모두 조리원을 가지 않은 나는 이에 대한 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조리원과 모유수유의 연관관계로 4화까지 연재를 이어갔다.
05 천기저귀 루틴
이쯤 되면 별난 엄마로 제목을 바꿔야 하나, 모유수유 이야기에 이어 자연스레 천기저귀를 사용하게 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친정엄마에게서 시작된 천기저귀 육아. 옛날에는 당연했던 천기저귀가 이제는 희귀함이 된 요즘, 뜻을 같이 해주는 남편 덕분에 천기저귀를 실천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담았다. 첫째, 둘째에 이어 셋째가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는 천기저귀가 많이 낡아가고 있다. 따져보면 이미 천오백 번은 넘게 삶고 빨았다. 그래도 문제없이 잘 사용하고 있으니 아기 때부터 부모를 따라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우리 꽃봄이가 고마울 따름이다.
06 첫 눈에 진달래꽃
3월 30일, 출산 예정일을 열흘 앞둔 때였다. 진달래꽃을 따다 효소를 담그곤 했던 내가 만삭의 몸으로 진달래 따러 가는 것은 엄두도 못내었다. 철따라 피고 지는 진달래가 아쉬워 글을 남겼다.
출산을 앞둔 며느리를 챙겨주신 시부모님과의 일화를 생각하며 07 해줘도 지...rar를 쓰고
드디어 출산을 하고 2박 3일 만에 집에 돌아온 다음날 신생아 꽃봄이와 침대와 누워서 08 쑥 뜯는 아이를 썼다. 4월 13일이었으니 쑥을 뜯고 싶었던 게다.
출산 열흘 차, 밤낮 없는 신생아 돌봄에 몸이 바닥을 치던 날, 어느 아침 엄마 입에 똥냄새 난다고 한 아들의 막말을 듣고 써버린 09 니 말이 똥이다.
같이 사는 남자들의 타고난 성격과 만들어져가는 매너, 다정함에 대한 10 세 남자 이야기
임신과 모유 수유 중에도 악착 같이 포기하지 못했던 커피에 대한 변명을 담은 11 커피 한 모금의 이유
셋째 완모를 향한 여정에서 맞닥뜨린 뜻밖의 난관과 그럼에도 소중한 육아의 시간을 기록하고 싶었던 12 넌 우리 꽃봄, 난 너의 밥
어느새 꽃봄이 유모차를 타고 함께 나간 공원에서 열한 살 둘째가 드디어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자 나도 13 내 생애의 자전거들을 돌아보았다.
출산 후 첫 외식으로 찾아간 단골 음식점에 갑자기 임대가 붙은 걸 보고 14 단골 사장님의 건승을 빌며 그 음식점과 우리 가족의 추억을 기록에 남겼다.
대형 학원이 밀집된 15 학군지에 살아요, 근데 태권도 외에는 학원을 안 보내봤어요. 그래도 학군지의 학교 자체에 면학분위기가 있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16 신경치료 당함 어리버리했던 선택이 계속 후회되는 나.
친정 텃밭에서 따라온 17 혼자 온 아기 사마귀 손님, 이 가을까지 잘 자랐나요?
남친에서 남편이 된 18 당신과는 솔직히 할 말 하며 살고 싶어요.
19. 사등신 아가야, 사춘기 오빠야 라임 한번 살려보고 싶었어.
제가 싼 김밥처럼 좀 부끄러워도 어때요. 20. 자신감을 드려요
21. 양말 꿰매기 하는 사람이 드문 것 같다. 그래도 난 더 신어주고 싶었어.
22.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들 마주친 아기를 귀하게 여겨주신 그 마음이 사랑을 기다리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가닿기를.
23. 미안하다, 안 미안하다(모기1) 안 미안해서 그게 미안하다는 말이다. 어쩔 수가 없다, 모기야.
24. 내리 사랑의 여름(모기2) 모기접근금지! 차라리 날 물고 가라.
어울려 사는 세상에서 부모가 자기 아이만 보다가는 자기도 모르게 나도 내 아이도..25. 빌런이 될 순 없어 왜 그러셨는지 이해는 됩니다만.
26. 수유실이 있나요? 아기 데리고 돌아다니려니 참 필요해요.
땅콩을 따다가 어릴 적 땅콩이삭을 주워오시던 우리 27. 마실 고모 생각이 났다. 설움 없는 곳에서 평안하시기를.
이젠 무섭지도 않은 28. 거기 거미 고마워
그동안 브런치북 발행일마다 29. 글을 세공하는 여자가 되어 머리 속에 박혀있는 글의 원석을 고르고 깎아 글을 완성해왔습니다.
30. 별난 여자 브런치북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모아온 글들을 돌아보았다가 '이 글 쓴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렇게 오래 되었다고?'하며 놀랍니다. 30주가 걸렸으니 반년이 넘었네요. 세월의 빠름에 놀라고,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각 글을 쓸 때의 느낌이 여전히 생생히 남아있는 게 신기해서 놀랍니다.
쓰다보니 일상생활 에세이가 되었습니다. [별난 여자]라는 제목에 걸맞게 일관성 있게 별난 내용인가 우려도 했습니다.
별난 것 같으면서도 누군가의 공감을 통해 위로도 받는 그냥 저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 글들을 꺼내어쓰며 저에 대해서도 세공해내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저를 더 드러내보이고 이해받는다고 느꼈습니다.
드라마 미생 대사처럼 더할 나위 없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소재가 이리 튀고 저리 튀고 했던 것이 많이 아쉬워요. 다음엔 연재기획을 잘 해서 맥락 있게 글을 이어가야할 것 같습니다.
별난 여자는 이만 물러갑니다.
그동안 별난 여자를 읽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정말 힘이 되었어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