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림보 May 31. 2023

챌린지 따위는 이제 그만

66일 차(마지막)


 또 한 번의 66일이 지났다. 


별에 별 글쓰기를 꾸준히 해내기 위한 챌린지의 두 번째 참여였으며 오늘로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더 이상 ‘챌린지’는 그만하려고 한다.


  평소에 글 쓰는 일이 드물었다. 기껏해야 할 일을 메모해 본답시고 무작정 몇 글자 휘갈기는 게 전부였다. 물론, 큰일이 생기면 자리 잡고 앉아 펜대를 다부지게 잡아보고는 했다. 가령, 연애편지나 새해계획 같이 결심이 담겨있는 글들 말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글쓰기가 싫지는 않았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원해서 글을 쓸 때 기분이 좋았다. 머릿속에는 아이디어가 샘솟았으며 글자들이 빠르게 흰 바탕 위로 적혀 갔다. 그래서 알고는 있었다. 글쓰기는 내게 그리 거리가 멀지 않다는 것을. 그런 맥락에서였을까, 별별챌린지도 흔쾌히 시작했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하루라도 빠지면 안 된다는, 어제보다 잘 써야 한다는, 남들보다 뒤처지지 말자는 강박에 첫 번째 글쓰기 챌린지는 마무리되었다. 지쳐버렸고 다음번 챌린지는 완수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끝까지 오긴 했지만 이번에는 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다.


 그냥 ‘나’를 위한 글쓰기를 하자는 것.

 챌린지를 완수해서 받는 상이나 주변인들의 칭찬도 좋다. 하지만 내게 글쓰기는 그저 66일 만에 마무리될 것은 아니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이 챌린지라는 것을 벗어던져야만 했다.


 아마도 50일 차 정도부터였을까. 기분이 허락하는 날 글쓰기를 했다. 매일 제시되는 영감어나 인생질문을 보기는 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렇게 나만의 질문을 만들어서 글을 쓰기도, 혹은 그대로 침대에 누워 버리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해방되었다.


 챌린지를 본인 의지로 시작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말 그대로 자유로워졌다. 글쓰기는 내가 원할 때 언제든 시작하고 끝마치며, 완벽을 위해 애쓰지 않는다. 그게 지금 내게 필요한 글쓰기였다.

어쩌면 훗날에는 또 다른 글쓰기를 목표할지도 모르겠다. 어제보다 더 나은 글, 많은 양, 독자로 하여금 만족할 수 있는. 작가라면 당연히 염두해야 할 부분들 말이다. 그때가 되면 ‘치열하게’ 글 써볼까 한다. 지금은 말고.



*글로성장연구소의 ‘별별챌린지’는 내게 글쓰기에 대한 눈을 뜨게 해 줬습니다. 66일 간 함께 챌린지를 진행했던 작가님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별별챌린지#마침표#글로성장연구소


매거진의 이전글 돌아가야 할 거리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