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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림보 Jul 28. 2023

Connecting the dots

별별챌린지 5일 차

 "다녀왔습니다."


 똑같은 비밀번호를 누르고, 한결같은 문 손잡이를 당긴 뒤 보이는 현관은 눈을 감아도 선명하게 떠오를 정도로 언제나 그대로이다. 곧이어 들려오는 어머니 목소리.


 "그래, 다녀왔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


 '10년 전에도 똑같았을까. 아니 20년 전에도.'


그때는 30대의 지금 나의 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과연 변함없는 모습으로 이렇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을까. 분명한 것은 좀 더 근사하거나 세련됐을 거라고 기대했었다. 적어도 초등학교 때 매고 다니던 책가방 같은 백팩이나 후줄근한 반팔티를 입고 다니지는 않을 거라고 말이다.


기억하건대 10대에는 TV에서 보던 서울의 빌딩 숲 사이에서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매고 바쁘게 오가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그래, 솔직히 그때는 30대를 그려본 적이 없었다. '대학에만 가면...'이라는 명제로 책상 앞에서 온갖 것들과 씨름했을 뿐.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20대 일테지. 남들이 이름 들으면 알만 한 번듯한 직장에 다니며, 한 번쯤은 일에 심취해 밤도 새워보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긴 휴가기간 동안 함께 사랑하는 이와 해외여행을 꿈꾸며 철없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주먹을 불끈 쥐어봤던 거 같다. 하지만 현실은 어머니의 잔소리 한마디로 축약된다.


 "넌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또오옥 같다."


오늘처럼 문득 자신을 돌이켜볼 때가 힘겹다.

 

 '이쯤 왔으면 꽤나 온 거겠지?'


하고서 뒤돌아 보았을 때 겨우 한걸음만 뗀 것 같은 느낌. 혹자는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너무나도 달라진 주위와 자신의 모습이 당혹스럽다지만, 나는 반대인 것 같다.

그런데 둘 다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자주 뒤돌아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의 내 모습이 낯설지 않기 위해서는 점을 찍어야 한다. 그리고 이어야 한다. 아무것도 표시하지 않고서 과거에서 현재까지 똑바로 아니, 원하는 방향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건 욕심일테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이을 수 있는 점 중에 하나일 것이다. 좀 더 많은 점을 찍을수록 선은 더 이어지기 쉬울 것이다.


또 다른 점을 찍기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본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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