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023년 10월 29일 일요일 날씨 맑음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다.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제목부터 어렵다. 근데 막상 보니 더 어렵다.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 내용은 아예 상관없다고 한다. 분명 눈요기는 확실히 되었다. 아이맥스니 4DX니 하며 혼을 빼놓는 영화들 가운데 손수 한 땀 한 땀 그려가며 2시간을 빼곡히 채운 그림들은 인상적이긴 했다. 듣기로 만드는데 무려 7년이 걸렸다고 한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원성에 나도 조금은 공감되긴 했다.
"뭐 이렇게 끝나?"
"끝난 거 맞아?"
어떻게 보면 급작스럽게 끝이 나버려서였을까. 그래서 더 어려운 영화였다. 그럼에도 난 좋았다.
사실 이 영화를 만든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초등학교 4학년. 처음으로 방과 후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그때 우리 반 교실에서 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들어간 '애니메이션 감상부'. 교실 맨뒤에 앉아서 처음 본 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의 검은 고양이 지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하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그렇게 달에 한번씩 새로운 만화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당시 내게 학교를 가야만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어주었다.
영화관에서 나오는 길, 다시금 32살로 돌아와야 했지만 아직 두근대는 심장소리는 11살 그때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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