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아름다운 가난은 없다.

이클립스

by 박규동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 그곳에 앉아 불편하겠지만,

인생에서 한 번이라도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봐.

내가 하는 말들을 하나하나 소화해 줬으면 해.

너는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야. 모든 예술가의 우상이자 영웅이지.

그렇지만 나보다 너의 작품을 사랑하고, 너를 존경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내가 생각 없이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가며 시간을 낭비할 때 너는 늘 나의 원동력이자 영감이 되어주었어.

비평가들이 나를 너의 카피캣이라고 부를 때도 있었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

오히려 그것은 나에게 최고의 칭찬처럼 느껴지기도 했어.

하지만 이제 더는 아니야.

지난 몇 년간 우리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지.

이것은 우리의 관계에 대하여 내가 내린 결론이야.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줘.

너를 사랑하는 친구가 너에게 보내는 편지야.'


이클립스

-챕터 1 나의 빛 데이비드에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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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립스]는 빛과 어둠, 기쁨과 슬픔, 부와 가난에 관한 이야기다.

현대판 반 고흐와 폴 고갱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가난한 미대생과 ‘금수저’ 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우정을 그린다.

이는 마치 빛과 그림자의 추격전과 같다.

빈부격차와 삼각관계, 분노와 슬픔,

그리고 기쁨까지 이야기 속 모든 감정과 개념은 우리가 사는 현실과 다르지 않다


이 이야기는 화려한 미사여구 대신

현실의 무게와 고통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정교한 문학적 표현 대신 비명을 담은 편지의 어투를 택했다.

주인공은 불안정한 정서와 가난을 딛고 대학에 진학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비뚤어진 시선은 좀처럼 내려놓기 어렵다.


그는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좌절하며, 때로는 자신과 싸운다.

이 소설은 긍정이 아닌, ‘진짜’ 힘든 마음을 대변한다.


어떤 독자들은 서점의 소위 힐링 책들을 읽으며 생각했을 것이다.

‘긍정적인 것들이 보이질 않는데 어떻게 긍정적인 생각을 할까’

이 소설은 그 외침이다. 당신의 고통과 한숨의 소리.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남았을까?

그래, 그러면 나의 편지의 마지막 장인 이 부분은 행복한 사람들을 위해 써야지.

너무나도 행복해서,

거지 같이 살아간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전혀 알지 모르는 인간들을 위해.

너희들은 남들을 내려다보며 살아.

내가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건 사실이야.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어떨 것 같아?

우리는 서로를 내려다봐.

너희가 가진 게 없는 인간들을 혐오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서로를 혐오해.

잃을 게 없는 인간들이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거지?

나는 알지.

너희들이 나의 모든 것을 다 빼앗아 간 거야.

무슨 이야기를 할지는 알아.

젊은 놈이 불평만 많고, 노력해서 성취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대충 그런 소리를 하려고 하지?

다 변명이라고 말할 거지?

그런데, 어차피 너희들의 비판을 들어줄 존재는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그냥 들어줬으면 좋겠어.

한 번만이라도 입을 닫고 그저 들어봐.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

그곳에 앉아 불편할지, 편할지 모르지만.

가슴에서 토해내야 할 이야기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인생에서 한 번만이라도,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봐.

내가 하는 말들을 하나하나 소화해 줬으면 해.'



이클립스

-Last chapter-


소설 <이클립스>의 수미상관은 주인공의 외침을 듣는 화자가 누구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 <이클립스>는 평가가 필요한 문학 작품도 아니며,

서점에 넘치는 힐링 에세이도 아니다.

아주 단순한 절규이며, 외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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