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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해체하여 재구축, ‘De-Sign’ Me"

떠나기로 결심하다


요즘 나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현명한 대응을 위해 나름의 분석을 해보았다.


하... 택시를 타버렸다 [모든 이미지는 구글과 네이버를 출처로 합니다]




불안한 리더, 불안한 조직, 불안한 미래

현재의 회사는 여러 투자자들의 투자금의 집합체다. 하지만 어떤 무리들의 투자금을 둘러싼 장난으로 대주주님께서 투자금 회수를 결정하고 일부 회수, 일부 상환 만기를 코앞에 두고 있다. (상환할 자금이 없다는 것은 비밀이다)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 매우 혼란의 시기이며 갈등과 분열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을 매일 바라본다.

이 어떤 무리들과 리더는 애초에 딴생각들을 너무 많이 품고 있어 보인다. 큰 액수의 돈. 그것을 좇는 방향으로 스스로들을 몰아갔다. 이 곳의 최고 리더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사업권을 따고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일에 탁월하다. 그러한 모습에 반해 그의 조직에 들어왔지만 그러한 이면에는 보이지 않던 짙은 어둠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늘 시작은 바삐 서두르고 열정적이다.

탁월한 언변과 열정만으로 모든 걸 불태우고 한계를 극복하고 싸우자는 주의.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지만 무턱대로 외치기엔 위험한 슬로건이다. 전략 없는 막무가내 정신이 강하고 전략이란 이름 아래 진행된 업무들은 그 누구 하나 관리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다.

투명하게 말하기보다는 회피하며, 어려운 이 시기에 또다시 열정을 불태워 살아남자라는 식의 말을 직원들에게 던진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배신자라도 되는 것일까?) 그리곤 늘 심각한 얼굴로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바쁘긴 하다. 아이디어가 많아 이것저것 손대는 것을 모두 사업으로 이어가려는 모든 일들에 바쁘다. 그러니 분산된 집중력과 떨어지는 업무 디테일은 곳곳에서 판단 미스를 내고, 본인만의 강력한 확신과 믿음을 욱여넣다시피 하는 화법은 직원들의 입을 다물게 하고 진정 함께 마음을 다해 전투력은 고사하고 남아있던 에너지마저 사그라들게 만든다.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사람은 장점과 단점의 합이다. 장점이 크면 장점이 보이고, 단점이 크면 단점이 보인다. 내가 3년간 보아온 그의 언어, 행동, 그가 어울리는 사람들, 결과물들을 직접. 간접적으로 경험하니 그의 단점이 뛰어난 다른  모든 장점을 지워버리기 시작했다. 최초에 보았던 그의 어떤 선견지명과 비전은 결국 보여주고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진심이 아주 없진 않았겠지만, 그저 그는 돈이 되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는 사람이다. 그저 ‘기득권’이 되는 것이 그의 삶의 목표인 것이다. 그러니 팀원들의 모습과 생각과 말에는 껌껌하며, 불법에 가까운 편법을 즐기는 사람들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시점은 다시 ‘나’에게 돌아와 나를 바로 볼 시간이 되었다는 것과도 같다.


“변화를 모색하다”

최근에 읽은 ‘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저)에서 발견한 기획의 정의가 매우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기고 싶어 글자 하나하나를 천천히 여러 번 읽게 되는 구절이 있다.

말로 하는 언어, 말이 아닌 암호, 표정, 제스처, 음악, 회화, 건축 모두가 의미를 실어 나르는 ‘기호’가 된다. 이 기호’Sign’들을 이해하고 의미를 공부하고, 그 의미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될 때는 과감히
해체’De’하여 재구축하는 과정을 기획이라 부른다. 그래서, 기획은 곧 디자인 ‘Design’이다.

이 구절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무릎을 탁 치고, 두어 번 더 읽으며 의미를 곱씹게 되었다. ‘디자인’은 비주얼화 된 다양한 형태의 어떤 것들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이러한  이 생각지 못했던 의미의 재발견은 책을 읽는 행위를 즐겁게 해 주며 나를 확장시켜 주는 촉진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나를 제대로 먼저 바라봐 주어야 한다’

그렇다. 너무 긴 시간 동안 날 아무렇게나 내버려두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방치하고 휘둘리며 살았다. 이 휘둘림에서 내 목소리를 낸 적이 있던가. 덩그러니 전쟁터의 폐허처럼 엉클어진 공간에 쉰소릴 내며 헐떡이는 내 자신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조심스레 나를 다시 해체하고 재구축하련다. 앞으로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나를 재구축하느냐에 따라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설레고 기대된다. 한 발짝 더 진실된 내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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