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여정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살다가는게 인생입니다.

by 안녕 마음아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꼭 후회할 짓을 알면서도 무엇에 쏠린 듯해선 안 되는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나의 가족이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말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입니다. 한때 우리는 동료였고, 사랑하는 사이였고, 더없이 소중한 가족이었던 사람


하지만 한 번의 실수가 돌이 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고 그렇게 끊어진 인연은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이혼이란 것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또 새로운 인연과 만남을 이어간다 해도 그 인연은 오래갈 수 없음을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외로움을 대체하기 위한 대상을 찾는다거나 또는 나의 아픈 상처나 슬픈 감정을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라면 더더욱 혼자 칩거해야 합니다. 나를 완전하게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나는 그 어떤 인연도 오랜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사람과의 인연이 오래 이어지지 않는 것은 내 안에 자라지 못한 미숙한 아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나의 미성숙하고 어리석은 마음을 거울처럼 바라보지 않는다면 새로운 환경, 새로운 인연을 만나다 해도 여전히 갈등은 반복될 것이고 또다시 서로의 상처를 들쑤시며 또 다른 가해자로 또 다른 피해자의 역할로 인생은 반복될 것입니다.


상처를 만나는 시간은 오로지 혼자여야만 합니다.

내가 나로서 충분히 괜찮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되면 세상 어디에 홀로 남겨져도 외롭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단단하고 편안하고 충만한 느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는 다시 돌아올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라는 자리, 아들이라는 자리로 말이죠.

하지만 남편의 자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일입니다. 어딘가에서 다시 원점으로 시작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순간입니다.


덕분에 저는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아픔이었고, 고통이었던 순간순간들을 무사히 잘 건너온 것 같습니다.

외롭고 힘에 겨울땐 책을 펼쳐 읽었습니다. 글자의 의미라든지 문장의 깊이를 헤아릴 틈이 없을 만큼 눈문과 고통을 피하기 위해 책속으로 숨어 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책속으로 도망쳤습니다.

화가 날때마다 글쓰기를 했습니다. 너무나도 괴롭고 힘든 순간순간이면 무작정 자판을 두드려댔습니다. 그냥 자판을 두드려 치기만 해도 속이 시원했습니다. 한참을 쏟아내던 쓰레기 같던 글들은 나의 모습을 점점 나답게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흉측하고 난잡하기만 하던 글들이 조금씩 정돈되고 사람답게 써지는 시간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들이 지나갔습니다.


새롭게 인생에 스며든 인연 덕분에 명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명상을 통해 사는 방법을 알게 되었던 것은 제겐 행운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내 마지막 인생길에 하고 가야 할 숙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연이 가면 다른 인연으로 이어진다는 말씀이 맞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수많은 인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음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잊고 지내던 나를 만나게 해 준 귀한 인연입니다.

때로는 감사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못 한 채 이별해야 했고요.

그렇게 죽도록 미워했던 사람들도 시간 속에 잊혀갔습니다.

모두 그날의 인연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다 내 안에서 펼쳐진 신기루 같은 것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나에게 온 모든 것이 다 나를 키우는 마중물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이들이 각자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여정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그 사람 역시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가고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더 치열하게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스스로 외로움과 불안과 열등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충분히 멋지고 괜찮은 사람임을 알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당신 참 고생 많았고 그 어떤 이들보다 착하고 멋진 사람이었음을 꼭 다시 기억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그러했듯이 나에 대한 미움과 원망을 내려놓고 자신의 길을 잘 갈 수 있기를

오늘도 나는 나를 대하듯 그 사람을 추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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