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중간을 달리는 동안, 나는 브런치 작가라는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정작 글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말해왔던 나는
정작 무대가 펼쳐지자 오히려 더 좁아지는 마음을 느꼈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하지 못한 것들이 선명해지는 건 참 이상한 일이다.
하루하루는 여전히 그럭저럭 흘러갔다.
뭐 하나 확실하게 드러나는 일 없이, 자잘한 일들이 마음의 구석을 남몰래 차지했다.
세상이 녹록치 않다는 말은 아마도 욕심이 앞서는 날들에서 비롯된 건지 모른다.
능력보다 앞서가는 마음이 조급함의 그림자를 드리우곤 했다.
회사라는 이름 아래 야근과 업무는 나를 담금질했다.
잘한다는 한 마디를 듣고 싶어 늘 매달리듯 하루를 걸었다.
하지만 확연히 달라진 것이 있다면 더이상 이전처럼 그 시간을 불만으로 채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삶이라는 시간에서 배워버렸기 때문이다.
쉼 없이 달려온 두 달 사이, 좋은 소식도 스며들었다.
하지만 그 결괏값은 목소리를 잃어버리는 일이었다.
말하고 싶은 마음이 목울대에서 구르지 못하고 쉰 소리만 흩어졌다.
그 순간의 나는 세상과 단절이 아니라 연결이 느껴졌다.
목소리를 잃으니 비로소 들려오는 소리들이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냈는지,
좋은 말만 하기도 모자란 시간을 분노와 피로로 채워왔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
사람은 그렇게 많은 말을 하며 살 필요가 없다.
말하지 않는 순간이 오히려 편안했고, 침묵은 풍요로 다가왔다.
세상의 소리가 부드럽게 귓가를 스쳤다.
내 목소리에 묻혀 잊고 지냈던 타인의 목소리가 하나둘 떠올랐다.
그들을 생각하니 고맙고 미안했다.
허튼소리에 더 익숙했던 나를 조용히 품어준 사람들...
나는 이 시간을 사랑하기로 했다.
소리를 잃었지만 세상의 숨을 더 섬세하게 들을 수 있게 된 시간이 되었다.
멈춰선 순간, 오히려 풍요와 따뜻함이 스며들었다.
말이 줄어들수록 삶은 더 또렷해지고,
침묵 속에서 나는 내 본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정작 그 조용한 침묵을 길어 오르는 일은 쉬운일이 아니다.
언제나 시간은 내게 조용히 말한다.
덕분에 이처럼 귀한 경험으로 또 하나의 시간을 증명해 내고 있다.
귀한 경험이자 축복이다.
브런치의 글이 어떻게 세상 밖으로 나갈지 모르겠다.
하지만 삶으로 하나하나 증명되는 이 순간을 잡아 놓고 싶어 나는 오늘도 펜을 든다.
소중한 나의 독자들과 나의 시간을 위해...
하나 소망한다면 언제라도 당신이 내 글을 읽고 하나의 소중함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그 하나의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않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