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글을 써왔다고 자부했다.
이런저런 잡식성 글을 마구잡이로 쓰다보니 사람들이 말하는 뇌피셜만 한가득 써놓은 글들이 다수다.
부끄럽고 미안했다.
나는 어릴때부터 말하는 것을 좋아했다.
단,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보다 나 혼자 이야기하고 놀이하는 것을 즐겨하는 아이였다.
나는 남들 앞에서는 말을 잘 안한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더 좋아하는 아이였고 그대로 성인이 되었다.
그렇게 일기를 쓰듯 삶을 기록해 왔다.
좋은 날이든 나쁜 날이든 그날의 나를 내 삶을 기록해 왔다.
그렇게 쌓인 글들이 인터넷 세상에서 떠다닌다.
혼자였을때부터 기록해온 나의 습관들은 이제 혼자만 보는 기록이 아니라
내 아이들이 우연히 접하게 되는 순간도 오게 됐다.
글을 쓰며 독자가 있을까...싶었다.
하지만 갑자기 걸려온 한통의 전화로 내 유일한 독자를 알게 되었다.
아들이었다. 엄마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접했다며
걱정어린 마음에 안부 전화를 준것이다.
세상에나... 깜박 잊고 있었다.
누군가는 보고 있다는 것...
그것도 내 아이들이라는 사실
내 모든 글들이 그들에게 전달될 것을 생각하자 부끄럽고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조금 더 정제된 것을 썼어야 했는데...
뇌피셜 한가득한 글들을 보면 어쩌지부터 삶의 기록들까지 전부 보게 된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니던가...
그 덕분에 순간의 나는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갈등이 되었다.
보여줄 수 있는 글이 삶에 있던가?싶어 내 삶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현재는 뜻뜻 미지근한 삶의 연속임을 아들이 알게 될까 두려웠다.
하지만 다행이도 내가 잘한 일이 있다면 삶을 놓지 않았다는 것과 위기의 순간에 강한 엄마라는 사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명상과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평생 글을 쓰면 살게될 것 같다.
또 이번주부터 제대로 글을 써볼 생각을 하며 또 하나의 세상을 열어볼 계획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고 녀석이 내 브런치 글을 접하게 되었을때
내 유일한 독자인 너를 생각하며 이 글을 적고 있노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생각보다 엄마 약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사실은,
누구보다 너에게
든든한 어른으로 남고 싶었다는 것.
바람이 불어와도 흔들리되 부러지지 않는 작은 나무처럼.
나는 그런 엄마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