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는 내가 아는 사람이 없어서 좋다.
글을 쓰는데 자기 검열을 할 필요가 없으니 이만한 지상낙원이 없다.
내가 누구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하나도 모른 채
오직 글로써 나를 받아들여주는 것 같아서다.
나는 이제 '좋은 사람' 흉내를 내지 않는다.
이혼 전과 이혼 후로 나뉘는 것이 있다면,
이젠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일이다.
'나처럼 살아도 괜찮다'는 메시지,
그리고 더는 망가지지 않겠다는 다짐.
아니, 어쩌면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다'는
나만의 자조 섞인 위로가 글을 통해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착하지 않던 내가 착한 사람처럼 꾹꾹 참고 사느라 온몸이 망가져버렸다.
성격이 좋지 않은 나를 애써 눌러 담으려 참느라 고생이 많았다.
그리고 그 분노와 화는 고스란히 이 몸이 다 받아내고 있었다.
더러는 남을 향해 쏟아져 나오기도 했고,
밑도 끝도 없는 분노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환경은 가끔 그럴만한 이유로 나를 만든다.
혼자만 힘든 척, 혼자만 외로운 척, 혼자 이 세상을 다 산 척... 자기연민이란 참 무섭다.
세상 밖으로 나를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물 안으로 밀어 넣고 자신을 후려쳤다가,
그것도 모자라면 남들에게 원망을 쏟아낸다.
끝내 어둠 안에 자신을 밀어 넣는 우매함을 어쩌면 죽을 때까지 몰랐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잘됐다. 세상에서 깨지기보다 내 안에서
산산이 부서져 내린 것은 어쩌면 축복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이 미련한 모습을 보고 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 아닐까?
지금, 나는 늘 재미나게 산다.
글쓰는 시간이 행복하고 즐겁다.
매일 공부하고 새로운 것들에 재미가 들렸다.
울며 보낸 10여 년의 보상이 이렇게 달콤할 수가 없다.
참 미안하다. 나 혼자만 편해서.
이 혼란한 세상에서 혼자 웃으며 살아서...
나는 처음으로 아주 편안한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어느 심리학자의 말씀처럼 30년 만의 휴식이다.
마음의 안과 밖은 묵직한 납덩어리처럼 무겁다가도
종이 한 장 차이처럼 가벼워지는 일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야가 좁쌀만큼 작았다가
무한의 경계로 확장되는 순간은
어쩌면 그 단단한 경계를 박살 낸 일련의 사건들인지 모른다.
그것은 나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 아닌,
자유로의 길로 안내받는 초대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