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흩고 지나가는 행복
봄이 오는 길목이다.
머릿결과 온몸을 흩고 지나가는 봄바람 아~좋다.
매번 처음 느껴보는 가슴 설렘을 전해 준다. 특별한 향도 뚜렷한 형체도 없는 것이 어찌 이리도 기분 좋은 설렘을 주는지
억지로도 되지 않던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억겁의 시간을 살아온 수많은 이들의 삶의 내음을 전해준다. 바람 따라 살아온 내 지난 시간들을 일깨워 준다. 먼 옛날 뛰어놀던 동무들까지 생각나게 만든다.
어린 시절 동무들과 동네 공터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공기놀이, 고무줄놀이를 하다 해가 서서히 지고, 하늘이 오렌지색으로 물들 때면 멀리서 나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구들과 더 놀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집으로 갈 때면 여태 놀다 흘린 땀을 씻어주 듯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왔다. 그때 그 기분 좋은 바람은 함께 놀던 동무들의 이름보다 더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다음 생애 바람이고 싶다던 동생도 생각난다.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고, 온 세상 어디에도 있을 바람으로 살고 싶다던 동생도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바람을 느끼고 있길 바라본다.
그때 동생을 위해 바람에 관한 소망을 담은 글을 적어 전해 주었는데 기억하고 있으려나? 간직하고 있으려나?
나조차도 까맣게 잊어버린 글이지만 행복해하던 모습은 지금도 선하다.
지금도 여전히 석양이 지는 시간 불어오는 바람으로 지난 시절이 기억들이 떠오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들과 나눈 웃음과장난, 그리고 엄마 품으로 돌아가는 그 따뜻함. 바람의 속도가 차츰 줄어들 때쯤이면 마음은 차분해지고, 동시에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 아른거린다.
신호등을 건너는 행인들의 바람에 관한 이야기에 귀가 기울려 진다.
'선선하네', '차갑네', '여전히 차네'.. 모두들 풍량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어쩌다 되어버린 어른들의 바람에 관한 표현들이 나의 감성을 무너뜨린다. 어린 시절 추억을 흩고 지나갔던 바람의 느낌을 잊은 채 살아가나 보다.
바람이 전해주는 행복엔 기한이 없다. 살아왔던 시간들을 추억하게 만들어 주는 힘이 존재한다. 마음속에 특별한 추억을 일으키는 마법이 있다. 매일매일 새로운 감정을 선물해 주고, 잊고 지내던 어린 시절의 행복을 전해준다.
오늘의 기분 좋은 마법이 내일도 이어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