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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디 Jan 18. 2024

반복되는 실수

연말정산 서류

 "올해 연말정산 언제 해?"

매해 연말정산 서류 때문에 남편과 싸웠다. 그리고 미리 준비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그런데 이번에도 기한을 넘기고 말았다.

연말정산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봤더니 "당신은 이해하기 힘들어"하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유튜브를 통해 공부해서 한 번은 경정청구해서 환급받은 적도 있다.

 주말에 여행을 가는데 남편이 차 안에서 연말정산 이야기를 꺼냈고 나는 짜증 난 투로 말했다. 딸이 옆에서 듣더니 "엄마, 왜 이렇게 화가 나 있어? 한번 말했음 되지 않아?" 그러면서 "갱년기라서 그런가"하고 말했다.

 한 번이면 말 안 하지 매해 그러니깐 문제인 것이다. 남편이 무시하며 안방 문을 닫고 잘 때 나는 유튜브 보며 메모하며 배웠고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그 밤의 공기까지...

 주차를 못해 물었을 때도 "너는 안돼"하며 무시했었다. 그런 모멸감이 나를 변하게 했다.


 딸의 "갱년기"발언에 발끈하면서 딸에게 나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딸은 이미 관심밖이고 가요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사춘기는 하나의 방어벽이 되는데 갱년기는 무개념으로 치부되는 것 같다.

 딸은 이제 무조건 내편이 아니었다. 어릴 적에는 든든한 내 편이었는데... 이제는 제 중심, 제 기분에 따라 움직인다. 여행 갈 때 즐겁게 가고 싶었는데 내가 흥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남편하고 딸은 쉽게 내 말을 무시한다. 살아보니 무시가 아니라 습관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실수를 반복하기 싫어하고 할 일도 바로바로 하는데, 우리 부녀는 문자에 답도 안 하고 자기중심으로 산다. 기분이 내켜야 하고 늘 닥쳐서 하는 타입이다.

 


 나도 부드러운 말투로 말해야 했고, 닥치면 하는 그 습관에 두 손을 들어야 했다.

갱년기라는 말이 기분 나쁘다.

내가 갱년기라고 해서 어떤 배려를 해줬던가?

사춘기보다 센 갱년기 나는 어떻게 보낼까? 내 편 없는 차 안에서 먼산을 쳐다봤다.

 오늘의 승부는 무참히 패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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