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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디 Jan 11. 2024

지각도 유전인가요?

나쁜 습관은 잘도 닮네

 나는 초등학교 그 당시 국민학교 때 지각대장이었다. 담장 하나 두고 뺑 둘러서 간대도 10분도 안 걸리는 학교를 10분씩 지각했다.

소심하고 부끄럼 많은데 수업 시작 전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은 심장이 콩콩대는 일이었다.

늦잠을 잔 것도 아닌데 아침밥을 챙겨 먹느라 지체되었다. 울 엄마는 밥그릇을 비우기 전에 학교를 보내지 않으셨다. 밥맛이 없던 나는 억지로 먹느라 힘들었다.

 


 아침이다. 30분 전부터 딸아이를 깨웠는데, 꿈쩍도 않는다. 이불을 걷어내고 불을 켜도 눈을 뜨지도 못한다. 겨우 일어나서 드림렌즈를 빼고 물 한잔 떠 놓고 밥은 안 먹고 티브이를 켠다.

 그러다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잠만"하고 계속 본다. 잠깐의 "잠만" 소리를 하루에도 수십 번 듣는다. 아직도 빨리 씹지 않고 입에 머금고 있다.

 또 지각할 것 같다. "서둘러"라고 말한다. 시계를 보고 울상을 짓는다. 지각이라서 가기 싫단다.

학교도 거의 코 앞인 초품아에 살면서...


  어휴, 지각도 유전되나?

나의 지각은 고등학교까지 계속 됐다. 식욕이 생기고 밥을 빨리 먹고 스스로 스케줄을 짜면서 지각의 전쟁은 끝났다.

 딸도 나처럼 달라질까?

초등학교 때 습관을 고쳐주고 싶어서 모른 척도 해봤다. 며칠 해봤는데 내가 조급해서 깨우게 됐다.

일찍 일어나면 포상하는 법도 화를 내는 법도 모두 실패다.

 이것 때문에 아침마다 전쟁이다.

나의 어린 시절과 딸을 맞짱 시키면 무승부

엄마인 나와 딸을 맞짱 시키면 딸의 패

지각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다.

왜 나쁜 습관은 닮아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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