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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디 Feb 22. 2024

캠프 가는 날

진정한 자유만끽?

 딸이 2박 3일로 캠프를 가게 되었다.

나는 가기 전 며칠 전부터 설렜다.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딸은 이것저것 자기 물건을 다 넣어 가방이 터질 것 같았다. 보조가방에 목베개와 쿠션까지 챙겨서 겨우 설득해서 짐을 줄였다.

 딸과 찐한 포옹을 하고 버스 앞에서 헤어졌다. 나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방학 동안 나도 지쳐있었다. 늦잠 자는 아이를 깨우느라 밥을 먹는 것인지 티브이를 먹는 것인지 답답했고 공부보다는 핸드폰에 열심인 딸을 보는 것도 힘겨웠다.

 나는 가볍게 근처 맛집을 둘러보기로 했다. 달콤한 와플에 커피 한잔 테이크 아웃하고 차를 타고 공원 산책도 했다. 종알대는 딸의 소리대신 자연의 소리와 함께 했다.

 잘 도착해서 보내는 사진을 보고 저녁엔 치맥을 먹고 영화도 한편 봤다. 자기 전 드림렌즈를 세척할 일도 없고 빨리 자라고 잔소리할 필요도 없다.

 잔소리하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다음날도 조용한 아침을 맞이하고 소파에 뒹굴거리며 티브이를 봤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을 해도 심심하고 허전했다.

 딸이 즐겁게 보내는 사진을 보고 저녁 무렵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딸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딸이 오는 날이다. 그리움 가득, 사랑 듬뿍 채운 마음을 가지고 도착지에서 기다렸다. 버스를 기다리며 고개를 돌리다 못해 한참 더 앞에 가서 기다렸다.

 "엄마"하고 반가운 목소리를 듣고 나는 얼른 무거운 가방을 받아 들었다. "보고 싶었어. 잘 보냈어?"하고 말하자 딸이 휴게소에 사 온  호두과자를 건넸다. "엄마 주려고 가져왔어"하고 말했다.

 저녁으로 딸이 좋아하는 마라탕을 먹었다. 딸은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하느라 종알종알 쉬지 않았다.

 한 시간쯤 우리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둥그러니 놓여 있는 가방을 보고 잔소리가 슬금슬금 나왔다. 피곤하다고 꿈쩍하지 않는 딸 대신 짐을 꺼내 챙겼다. 툴툴대는 내 목소리가 집안의 평화를 깼다.

 딸은 마냥 즐거워 보였고 편안해 보였다.

나는 식은 호두과자를 하나 먹으면서 딸의 얼굴을 한참 봤다.

 딸과 보내는 시간이 시끌벅적해도 생기가 도는 집안이 좋다.


 우리의 맞짱대결은 또 시작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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