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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스혜영 Jun 10. 2024

테일러 스위프트가 에든버러에 왔다!

여름 내내 펼쳐질 15개의 영국 쇼(리버폴, 카디프, 런던) 중 첫 번째 공연이 6월 7일 에든버러 머레이 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테일러의 에라스공연은 6월 7일부터 3일간 이어진다. 그녀는 2015년 스코틀랜드에서 순회공연을 했었다. 이번 공연은 2006년도에 발표된 정규 1집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부터 지난 4월에 발매된 11집 고문받는 시인 부서(THE TORTURED POETS DEPARTMENT)까지 스위프트의 모든 앨범이 테마인 만큼 역대급 에라스(Eras) 투어가 될 것이다. 


첫 공연이 시작된 7일 스위프트의 열혈 한 팬들은 바깥 기온이 7도임에도 불구하고 쌀쌀한 날씨 속에서 이른 새벽부터 텐트를 치며 제일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오후 3시 입장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

딸도 스위프트 공연을 가고 싶었지만 비싸기도 하고 티켓팅하는 시기를 놓치면서 포기했었다. 그러다 두 달 전 딸의 친구가 일이 생기는 바람에 콘서트를 대신 가겠냐고 물었고 딸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티켓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 돈으로 산 티켓 가격이 140파운드(24만 원)였다. 다행히 이 티켓은 2년 전 예매하고 구입한 가격이라 쌌다. 물론 좌석에 따러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일주일 전 재판매된 티켓 가격을 보면 티켓 한 장당 무려 1 - 3,000파운드나 된다. (176만 원-702만 원)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대단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입장하는 팬들의 드레스나 액세서리 코드는 테일러의 앨범에 따라 밝은 주홍색, 반짝이는 남색이나 분홍드레스, 카우보이 모자, 깃털 보아, 하트 모양의 선글라스등이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경기장 밖에서는 릴 타임 밴드(The Reel Time Band, 8명의 하이랜드 백파이프 연주자와 3명의 드러머로 구성된 11인조 밴드)로부터 스코틀랜드식 환영을 받았다. 테일러의 노래 '러브 스토리'를 백파이프로 재현한 것이다. 릴 타임 밴드의 매니저인 로디 딘은 (Roddy Deans) "우리는 모두 거대한 음악의 팬입니다. 스코틀랜드에 온 테일러를 우리가 아는 최선의 방법으로 환영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BBC뉴스에 따르면 첫 스위프트의 콘서트에 약 73,000명이 모였다고 한다. 땅을 진동시킬 만한 그녀의 노래는 약 2km 정도 떨어진 스위프트 팬의 집까지도 들을 수 있었고 티켓을 구하지 못했던 그 팬에게도 화려한 파티를 함께 할 수 있는 선물이 되었다고 한다.  

34세의 슈퍼 스타, 스위프트는 다이아몬드로 반짝이는 코르셋이 달린 레오타드와 보석으로 장식된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무대에 섰다. '미스 아메리카나와 가슴 아픈 왕자'(Miss americana and the Heartbreak prince)를 부르며 화려하게 오프닝을 시작했다. 


디 에라스 투어 "러버" 송


마지막 노래로는 고별적인 분위기로 카르마(Karma)를 선사했다. 테일러가 이 곡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기다리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온다는 것이다. 이 곡을 시작하기 전 테일러가 말했다. 

"에든버러 당신은 오늘 밤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습니다." 


테일러는 3시간 이상 무대에서 40곡 이상의 히트곡을 선보였다. 색종이 대포와 불꽃놀이도 빼놓지 않았다. 작년 3월 캘리포니아에서부터 시작된 테일러의 에라스 투어. 그녀는 무슨 옷을 입고 어떤 퍼포먼스와 안무를 할 것인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수만 번 되풀이했을 것이다. 기계처럼 반복되는 그녀의 무대가 특별한 이유는 뭘까. 공연의 작품성이나 디테일, 그녀만의 음악성은 모르는 사람이 없기에 언급할 필요가 없다. 다만 공연 내내 팬이 테일러를 사랑하는 만큼 그녀가 얼마나 팬을 사랑하지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The Eras Tour's "Bad Blood" song


테일러가 카디건(Cardigan)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도중 약혼한 커플을 보게 되었다. 그들에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제 쇼에서 약혼을 하시다니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딸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테일러가 보는 방향을 쳐다 보아도 그 커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또 공연 중 두세 명이 쓰러졌는데 보안원이 올 때까지 그곳을 주시하다가 보안원이 왔을 때 노래를 시작했다고 한다. 스타디움 제일 뒤에 있는 팬들에게는 내가 안 볼 것 같지만 다 보고 있다며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소리쳤다. 테일러가 개미처럼 보였던 딸에겐 자기를 향한 메시지로 들려서 무척이나 행복했단다. 15살 딸의 공연 소감은 딱 한마디로 "평생에 잊지 못할 위대한 쇼"였다.


첫 번째 서프라이즈 송 : Would've could've should've X I know places

주요 도시 지역의 경우 콘서트 참석자의 약 50~70%가 현지인이며 나머지가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서 방문한다고 한다. 디 에라스 투어의 파급효과 덕분에, '스위프트노믹스(테일러 스위프트와 경제의 합성어)'라는 합성어도 탄생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역대 최고의 관중이 참석한 쇼로 기억될 것이고 대중음악에서는 역대 최고의 수익을 기록한 월드 투어로 올라설 것이다. 영국은 이번 투어를 통해 15억 파운드의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디 에라스 투어' 에든버러 Night 1

여기까지가 '테일러 스위프트가 에든버러에 왔다!'를 기사화 쓴 것이고 내 솔직한 의견을 조금 더 쓰고자 한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에든버러에 왔다!테일러 스위프트가 에든버러에

테일러 스위프트가 에든버러에 



개인적으로 테일러의 팬이 아니지만 그녀가 어마어마하다는 걸 실감하는 건 영국의 15군데 스타디움 공연 티켓이 다 매진되었다는 사실이다. 테일러의 공연을 보려고 다른 나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2-3일을 숙박하고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BTS가 영국 웸블리에서 공연했을 때가 2019년도. 그때 나는 영국에 없었지만 이렇게 외국가수가 와서 한 나라를 태풍처럼 들었다 놨다 하는 게 놀랍기만 하다. 그렇담 그녀는 그저 팬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좋은 태풍만일 것일까. 


텍사스에 본사를 둔 Myclimate Carbon Tracker 회사의 데이터를 보면 스위프트가 에라스 투어를 위해 사용한 개인 제트를 계산해 보니 약 43,688km를 비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말은 511,154kg의 CO2를 배출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는 가솔린 구동 승용차로 1,307,311마일을 운전하는 것과도 같고 67 가구가 1년 동안 배출하는 배출량과 맞먹는다. 여기서 더 경악스러운 부분은 개인용 제트기가 승객 1인당의 상업용 항공기보다 최소 10배나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이다. 

(The Tennessean기사 참조)


스위프트노믹스라는 말처럼 지역 경제가 올라간다고 떵떵거려도 환경을 생각한다면 과연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이익으로 다가올지는 의문이다. 사실 내가 이 글을 정말 쓰고 싶었던 이유는 이것이다. 스위프트 팬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에라스 투어의 성공만큼 불편한 진실이 깊어지는 것은 어째 피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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